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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K리그1 강등전쟁은 며느리도 몰라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9-04 05:20



역시 승강제의 진짜 꿀잼은 '강등 전쟁'이다.

올 시즌 K리그1은 12위가 자동 강등되고, 11위가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싱겁게 진행되는 듯 했던 강등 싸움에 제대로 불이 붙었다. 27라운드는 그 정점이었다.

1일 전남이 상주 원정에서 2대1 승리를 챙겼다. 시즌 개막 후 첫번째 연승이었다. 포항과의 26라운드에 이어 상주전에서도 승점 3점을 챙겼다. 전남은 승점 25점 고지를 밟았다. 그러자 '최하위' 인천도 힘을 냈다. 2일 인천은 홈에서 울산을 3대2로 제압했다. 10경기 동안 지지 않은 울산에 패배를 안긴 인천은 3경기 무패(2승1무)를 이어갔다. 강등권에 허덕이던 대구 역시 2일 수원에 4대2 대승을 거뒀다. 승점 29점이 된 대구는 9위까지 뛰어올랐다.

당초 강등전쟁은 전남과 인천의 2파전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전남은 최전방 파괴력 부재로 승점 쌓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천은 수비 불안이 컸다. 하지만 최근 두 팀은 확달라졌다. 전남은 사퇴한 유상철 감독 대신에 지휘봉을 잡은 김인완 감독대행 체제가 빠르게 자리잡았다. 공격적인 축구가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존재감이 없었던 마쎄도가 연속골을 터뜨리며 스트라이커 고민을 날려줬다. 인천 역시 수비에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막강 공격은 여전하다.

대구는 후반기 가장 뜨거운 팀 중 하나다. 11~12위를 전전하던 대구는 후반기 외인 교체 승부수를 띄웠다. 에드가와 조세를 수혈했다. 조세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불운을 겪었지만, 기존의 세징야와 새 외인 에드가가 그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여기에 김대원 정승원 등 젊은 공격수들이 자신감을 더하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반기 1승 밖에 없던 대구는 월드컵 브레이크 이후에만 7승을 더했다.

승점자판기 역할을 했던 이들이 각성하며 리그 판도도 요동치고 있다. 갈길 바쁜 3위 울산(승점 45)과 4위 수원(승점 39)이 덜미를 잡히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과 상위 스플릿 전쟁도 복잡해졌다. K리그에는 3.5장의 ACL 진출권이 주어진다. 1, 2위팀과 FA컵 우승팀에게 직행권이 주어지고, 3위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상위 스플릿은 1~6위까지 갈 수 있다. 가뜩이나 서울, 제주의 부진으로 변수가 많은 올 시즌이다.

매년 강등 싸움은 우승 경쟁 이상으로 뜨거웠다. 올 시즌도 '강등 전쟁'은 대구, 전남, 인천의 갑작스러운 상승세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전쟁터로 변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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