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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 '수원 징크스'에서 마침내 탈출하며 4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포항은 2015년 3월 이후 3년째 13경기 연속 이어지던 수원전 무승(8무5패)에서 탈출했다. 순위 경쟁에서는 승점 50을 기록하며 수원(승점 49)을 끌어내리고 4위로 올라섰다.
양팀 모두 '실낱희망'을 놓고 벌인 일전이었다. 경기 전까지 4위 수원(승점 49)과 5위 포항(승점 47)의 승점 차는 불과 2점. 3위 울산의 FA컵 우승을 가정할 때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은 4위까지 주어지기에 4위는 마지막 희망이다.
징크스 트라우마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일까. 주도권은 초반부터 수원이 잡았다. 포항은 좀처럼 라인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역습으로 맞섰다. 활발한 공격 전개 끝에 땅을 먼저 친 것도 수원이다. 전반 21분 한의권을 측면 크로스를 받은 데얀이 이동 동작에서 절묘하게 헤딩한 것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겼다.
34분 한의권이 작심하고 때린 발리슛마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또 땅을 친 수원은 그래도 '포항 킬러'의 본능까지 잃지 않았다. 41분 한의권이 마침내 해결했다. 아크 왼쪽에서 데얀의 패스를 받은 그는 한차례 볼터치로 타이밍을 맞춘 뒤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초반 포항의 반격이 수위를 올리는 듯했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포항의 간헐적인 역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원이 맹공이 이어졌다.
후반 9분 데얀의 슈팅이 골기둥을 살짝 벗어났고 20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 측면을 무너뜨린 한의권의 강력한 슈팅이 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어 26분에는 아크 정면 염기훈의 왼발 슛이 포항 골키퍼 강현무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이게 불운의 전조였다. 31분 수원은 또 어이없이 실점했다. 문전 침투한 이진현이 달려나온 신화용 골키퍼를 제치며 문전으로 패스한 것이 골문 커버에 들어가던 박형진의 왼발에 걸렸다. 역동작에 걸려 어쩔 수 없이 발을 댄 것이었는데 이진현에게 노마크 어시스트가 되고 말았다.
이어 38분 김승대의 측면 크로스를 받은 이석현이 문전 쇄도하며 쐐기골을 터뜨리자 수원은 더이상 추격 의지를 살리지 못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