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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벤투호에서 제외된 이승우,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18-11-06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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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의 자리는 없었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은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1월 친선경기에 나설 태극전사 26명을 발표했다. 10월에 25명을 선발했던 것과 비교해 한 자리가 늘었다. 하지만 이승우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이승우 제외. 깜짝 놀랄 뉴스였다. 그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했고,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A대표팀에 깜짝 데뷔했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는 일본을 제압하는 선제골을 폭발시키며 한국의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벤투 감독 역시 그의 활약을 눈여겨봤다. 지난 8월 한국의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9월과 10월, 연달아 이승우를 대표팀에 불러들였다. 하지만 11월 대표팀에서는 이승우를 볼 수 없게 됐다. 그는 왜 벤투호에 부름을 받지 못했을까. 그리고 앞으로 다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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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왜 제외됐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벤투 감독은 "일단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미비한 점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는 올 시즌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는 헬라스 베로나가 치른 리그 11경기에서 단 4경기 출전했다. 그나마도 대부분 교체 출전이었다. 이승우는 선발로 1경기에 출전해 56분을 소화했고, 교체로 3경기에 나서 30분을 뛰는데 그쳤다.

벤투 감독이 이승우를 제외한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벤투 감독은 "더 중요한 고려 요소는 이승우가 속한 포지션의 경쟁이 상당히 치열하다는 점이다. 같은 포지션에 능력 좋고, 공격에서 활약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경험 많은 선수가 포진해 있다. 지난 소집 때는 이승우를 발탁했지만, 많은 활용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다. 벤투호 미드필더진은 '역대급'으로 봐도 무방하다. 기성용(뉴캐슬) 손흥민(토트넘) 이재성(홀슈타인킬) 황희찬(잘츠부르크) 등이 두루 포진해 있다.


이승우는 일단 초반 경쟁에서 이들에게 밀린 것으로 볼 수 있다. 9~10월 A대표팀에서 단 7분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벤투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코스타리카전에서 후반 38분 손흥민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게 전부다. 이후 칠레, 우루과이, 파나마전에서는 줄곧 벤치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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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난 이승우,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승우는 다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벤투 감독은 "추후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며 '일단 보류'를 선언했다. 이승우가 벤투 감독의 구상에 맞아 떨어진다면 다시금 불러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승우는 장단점이 명확한 선수다. 러시아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그는 아시안게임처럼 '또래' 선수들과 뛸 때는 매우 위력적이다. 빠른 발과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하지만 연령대를 넓히면 얘기가 달라진다. 체력이 약하고, 몸싸움을 즐기지 않는다. 또 수비력도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성인 무대에서의 경험도 부족하다. 이번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 면면을 보면 이청용(보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군단이 즐비하다. 이승우도 어린 시절부터 유럽리그에서 뛰며 경험을 쌓았지만, 성인무대 기준으로는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벤투 감독은 11월 명단을 통해 '이승우라는 기대감만으로는 더 이상 대표팀에 승선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이제 남은 건 자력갱생 뿐이다. 향후 팀 내 활약이 중요하다. 스스로 벤투호에 도움이 되는 '카드'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이승우가 기로에 섰다.

축구회관=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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