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조로 가야죠."
E조는 무난하다.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 플레이오프 2개 팀과 같은 조에 묶여 K리그 4룡 중 가장 무난한 조에 포함되게 된다. 반면, H조가 되면 가시밭길이 예고돼 있다. 일본 J리그 우승팀 가와사키 프론탈레과 중국 슈퍼리그 우승팀 상하이 상강을 상대해야 한다. 쉽지 않은 상대다. 여기에 까다로운 호주 원정(시드니FC)까지 치러야 한다.
25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수원과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37라운드에 앞서 만난 김 감독은 "무조건 E조로 가야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내년 변화가 크다. 말컹이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팀을 만드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ACL을 병행하는 가운데 고전하지 않으려면 그래도 좀 수월한 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2위 수성이 중요했다. 2위를 하면 울산 변수와 상관없이 자력으로 E조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김 감독의 바람이 이루어졌다. 경남은 수원을 2대1로 꺾었다. 마지막 홈 경기에서 승점 3을 더한 경남은 승점 64를 기록했다. 같은 날 제주에 0대1로 패한 울산(승점 60)과의 승점차를 4로 벌리며 남은 1경기에 상관없이 준우승을 확정지었다.
사실 경남은 이날 전반 수원에게 밀렸다. 하지만 경남은 김 감독의 지시 대로 협력 수비와 측면 공격만큼은 확실히 지켰다. 상대의 빠른 공격을 잘 막아낸 경남은 전반 38분 결승골을 넣었다. 오른 측면을 공략하던 파울링요가 드리블 돌파로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잡았다. 슈팅이 노동건 골키퍼에 걸리자 김효기가 뛰어들며 마무리했다. 후반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던 경남은 후반 37분 김현훈의 아쉬운 수비실수로 페널티킥을 내줬고, 데얀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하지만 경남의 저력은 마지막에 폭발했다. 후반 43분 쿠니모토가 골키퍼까지 제치며 결승골을 넣었다. 벤치의 모두가 뛰어나와 환호를 보냈다. 자력으로 ACL행에 성공한 경남은 자력으로 E조행마저 확정지었다. 멀해도 되는 경남의 올 시즌이다.
창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