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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7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 제주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35라운드.
김종부 경남 감독 역시 평소보다 기합이 들어간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이제부터는 경기장에서 얼마나 하려고 하는지가 중요하다. 선수들을 믿고 지금까지 준비해 온 시스템과 전술 대로 경기에 나설 생각"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힘들게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서 최근 나름 꽃길을 걸었다. 그러면서 힘든 상황에 놓였을때 대처하는 법에 대해 스스로 잊어버린게 아닌가 싶었다. 다시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양 팀의 승부수는 달랐다. 최 감독은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꺼낸만큼 배수의 진을 쳤다. 기술이 좋은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승부수를 띄웠다. 임상협과 아길라르를 최전방에 놓고, 윤일록 윤빛가람 남준재를 2선에 뒀다. 최 감독은 "상대가 내려설 가능성이 높다. 볼소유를 높이고, 세밀한 침투나 패싱을 통해 공격을 풀어줄 수 있는 선수들을 기용했다"고 했다. 시즌 내내 발목을 잡은 세트피스에 대해서 단단히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김 감독은 평소대로 였다. 고경민과 룩이 선발로 나서며 공격적인 라인업을 꺼냈다. 경남의 약점인 수비 부분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김 감독은 "스리백을 통해 안정감을 더한 뒤, 후반 승부처에서 공격적인 포백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고, 결국 승부는 후반에 났다. 제주가 다시 한번 리드를 잡았다. 후반 22분 남준재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가 혼전 중 흘렀고, 이를 아길라르가 뛰어들며 강력한 왼발로 마무리했다. 손정현 골키퍼의 손에 걸렸지만 골라인을 넘었다. 경남은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33분 다시 한번 동점을 만들었다. 배기종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김원일을 맞고 그대로 제주 골라인을 넘었다. 두 팀은 남은 시간 사력을 다했지만 추가골을 넣지 못하며 결국 2대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같은 승점 1이지만 온도차는 컸다. 경남은 안도, 제주는 아쉬움이었다. 경남은 승점 29로 최하위 제주(승점 24)와의 승점차를 5로 유지했다. 올 시즌 K리그1은 12위가 자동 강등하고, 11위가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3경기가 남은 지금, 승점 5는 극복하기 쉽지 않은 점수차다. 당연히 두 팀 감독의 경기 후 반응도 달랐다. 최 감독은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고 했지만 "무승부로 경기가 마감되서 아쉽다"고 고개를 숙였다. 반면 김 감독은 "무승부라는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강한 의지를 보인 부분은 남은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한다"고 비교적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창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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