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마침내 K리그가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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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우려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이미 개막 전 치른 두 번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노출한 문제점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4-1-4-1 카드를 꺼내든 전북은 조규성 원톱에 무릴로, 이승기 김보경 한교원이 2선에 포진한 공격적 전술로 나섰지만, 전체적인 짜임새가 떨어졌다. 3선에 포진한 손준호와 2선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며 유기적인 공격을 이어가지 못했고, 특히 측면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며 텐백에 가까웠던 수원의 수비를 전혀 뚫지 못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 MVP 김보경의 활약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올 겨울 또 한번의 폭풍영입에 나선 전북의 핵심은 단연 김보경이었다. 김보경은 지난 시즌 조제 모라이스 감독의 적극적인 요청 속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2선에서 창의적인 플레이에 아쉬움을 드러냈던 모라이스 감독은 찬스메이킹과 마무리 모두에 능한 김보경을 데려와 전력 업그레이드를 노렸다. K리그의 정상급 테크니션 쿠니모토까지 더한 전북은 지난 몇년간 측면에서 핵심 역할을 한 로페즈를 보내고, 중앙에서 세밀한 플레이라는 새로운 축구로 K리그 역사상 첫 4연패에 도전했다.
다만 전북은 졸전 속에서도 이동국의 한방으로 승점 3을 챙겼다. 전체적인 경기력은 좋지 않았지만, 꾸역꾸역 승리를 더하는 전북만의 승리DNA는 여전했다. 이는 여전히 전북의 가장 무서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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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기대 이상이었다. 비록 상주가 교통사고로 어수선한 상태로 경기를 치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인상적인 경기력이었다. 지난 ACL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울산은 베스트11을 가동하자 무서운 모습을 보였다. 'K리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윤빛가람이 3선에 위치하며 지난 시즌 믹스 이상의 볼배급을 보였고, '국가대표' 조현우와 정승현이 더해진 수비진도 지난 시즌 이상의 안정감을 보였다. 주니오의 득점력도, 김인성-김태환 오른쪽 라인의 스피드도 여전했다.
무엇보다 '블루드래곤' 이청용의 클래스가 빛났다. 지난 시즌 아쉽게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며 절치부심한 울산의 올 겨울 하이라이트는 단연 이청용이었다. 윤빛가람 고명진 조현우 정승현 김기희 등 전현직 국가대표를 싹쓸이한 울산이지만, '에이스' 김보경의 공백은 메우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K리그에 김보경을 대신할 선수는 없었고, 외국인선수도 마땅치 않았다. 오랜기간 공을 들인 이청용 영입에 올인했다. 당초 여름이적시장에서 영입이 유력했지만, 전 소속팀 보훔과 계약기간이 6개월 밖에 남지 않은 이청용에 이적료를 지불하면서까지 데려오며 14년만의 우승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왜 이청용이 10년 넘게 유럽에서 뛰었는지 알 수 있는데는 단 한경기면 충분했다. 왼쪽 측면에 자리한 이청용은 중앙을 오가는 '프리롤' 역할을 맡았다. 지난 시즌 김보경의 역할 그대로였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존재감은 그 이상이었다. 이청용은 간결한 볼터치와 패스로 울산의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7분 선제골 장면에서 김태환에게 이어지는 과정을 주도했고, 그 외에도 울산의 날카로운 공격을 펼칠때마다 이청용이 있었다. 김도훈 감독은 울산 유니폼을 입은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은 이청용을 제대로 활용하며 우승 해법을 찾은 모습이다.
이 엄청난 베스트11 외에 윤영선 김기희 이근호 원두재 이동경 고명진, 비욘 존슨이 벤치에 앉거나, 벤치에 앉지도 못한 팀이 울산이다. 개막전 완승으로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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