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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핫'했던 김민재 유럽행 협상, 결론없지만 '쇼케이스'로 충분했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20-10-06 19:30


출처=베이징 궈안 구단 홈페이지 캡쳐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한국 국가대표 센터백 김민재(24·베이징 궈안)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유럽 클럽들에게 제대로 이름을 알렸다. 그렇지만 이번에 중국에서 유럽으로 무대를 옮기는 건 사실상 어렵게 됐다. 현지시각으로 5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여름 이적시장은 문을 닫았고, 네덜란드 등 일부 리그만 하루 이틀 정도 더 시간이 남았다. 급반전의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건 아니지만 성사되기에는 시일이 촉박하다.

'젊은' 김민재는, 유럽 빅리그와 수준 높은 클럽들이 탐낼만한 센터백인 건 입증이 됐다. '스펙'이 좋다. 키 1m90에다 빠른 발과 나쁘지 않은 빌드업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미 아시아 최고 수비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국가대표로 A매치 30경기에 출전했다.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군복무도 해결이 됐다.

이런 스펙 때문에 이번 여름 내내 아시아 선수 중 유럽 이적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됐다. 지난 6월말부터 무려 3개월 동안 끊이지 않고 김민재의 이름이 등장했다. 토트넘 에버턴 사우스햄턴(이상 영국) 라치오(이탈리아) 라이프치히(독일)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 포르투(포르투갈) 등이 김민재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고 유럽 매체들은 전했다.

여름 이적 시장 초기, 김민재의 에이전트라고 클럽에 소개한 대리인들이 유럽에 난립했다고 한다. 그들의 언론 플레이가 매체들을 통해 사실 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수준 높은 클럽 토트넘 라치오 PSV 등이 김민재 영입을 진지하게 검토했고, 또 베이징 궈안과 협상을 진행한 것은 사실이다.

2019년 1월, 전북 현대에서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이번 여름에 유럽 진출을 간절히 원했다. 더 큰 무대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보고 싶었다. 그는 지난 5월, 결혼을 해 가정도 꾸렸다. 베이징 구단도 김민재의 의지를 막지 않았다. 그렇지만 베이징 구단은 김민재를 헐값에 보낼 수는 없었다. 베이징 구단이 2019년 김민재를 사올 때 전북 구단에 지불한 이적료가 60억원(추정)이 넘었다. 유럽 매체들에 따르면 베이징 구단이 이번에 김민재의 몸값으로 내건 금액은 200억원 이상이다. 최대 240억원까지 불렀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민재는 아시아 무대에서 검증이 된 선수이기는 하지만 유럽리그에서 뛴 경험은 없다. 월드컵 본선도 나기지 않았다. 이런 선수에게 유럽 클럽들이 코로나19 시대에 2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베이징 구단의 요구 이적료에 유럽의 웬만한 클럽들은 '두손'을 들었다고 한다. PSV 구단은 "김민재의 몸값이 너무 비싸다"고 했다. 수비라인 보강을 위해 김민재를 강력히 원했던 라치오도 머뭇거렸다.

손흥민 영입으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인지도를 확 끌어올린 토트넘은 끝까지 진지하게 김민재 영입을 검토했다고 한다. 토트넘 경영진은 손흥민에게 김민재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고 영국 매체들이 보도한 바 있다. 토트넘이 당초 김민재 이적료로 제시했던 금액은 최대 150억원(추정) 정도로 알려졌다. 베이징과 토트넘은 오랜 기간 협상을 통해 옵션 등의 부가 장치로 이적료의 간극을 줄여나갔다. 성사 직전까지 갔다는 게 에이전트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5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적 시장 마감에 맞추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쿼터 등 구단 내부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토트넘은 마지막까지 센터백 보강을 위해 슈크리니아르(인터밀란) 뤼디거(첼시) 김민재 등을 검토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5일을 넘겼다. 아직 EPL 내 선수에 대한 이적 및 임대는 가능하다.

김민재의 유럽 이적은 이번 여름 시장으로 끝날 건 아니다. 그의 유럽행 의지가 꺾이지 않는 한 오는 겨울 시장에서도 수많은 얘기들이 오갈 수 있다. 여름에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쇼케이스'로는 충분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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