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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뷰]3선 행보 시작한 KFA 정몽규 회장, 28일 체육회 심의 1차 관문-큰 걸림돌 없을 것 같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20-10-16 05:45


정몽규 회장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대한축구협회(KFA) 수장 정몽규 회장(58)이 조심스럽게 3선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정 회장은 자신이 시작한 한국 축구의 미래 발전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싶어한다. 대표적인 사업이 천안시에 새롭게 들어설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 건립이다. 3선 행보의 이유다. 정 회장은 최근 대한체육회에 추가 연임에 대한 자격 심의를 요청했다. 그 결과를 본 후 3선 도전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축구계에선 "코로나19로 대한축구협회의 재정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섣불리 회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인사가 없을 것 같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올해로 8년째 한국 축구를 이끌고 있는 정 회장은 지난 13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자격 심위를 위한 자료를 제출했다. 그는 2013년 1월 경선을 통해 첫 축구협회장이 됐고, 2016년 7월, 단독 출마해 재선했다. 당시 선거인단 106명 중 참석한 98명 전원의 찬성표를 받았다. 정 회장의 임기는 2021년 1월 26일까지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상위 단체인 대한체육회의 정관에 따른다. 현 규정에 따르면 축구협회장은 두 번까지 가능하고, 추가로 연임하려면 공정위원회 심의를 받아 자격을 얻어야 한다.

정 회장은 3선 도전을 앞두고 다양한 축구계 및 스포츠계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올바른 일이라고 판단된다면 끝까지 해볼 것이다. 어떤 아이디어라도 말해달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해왔다. 구체적으로 3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런 가운데 체육회에 자격 심의를 요청한 것은 3선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체육회는 오는 28일 정 회장 등을 포함 요청 협회장들의 자격을 심의할 예정이다. 공정위원회 심의 기준에는 재정 기여도, 주요 국제대회 성적, 단체 평가 등이 포함돼 있다. 축구협회는 정 회장의 두번째 임기였던 지난 4년 동안 한국 축구의 발전상에 대한 공적을 정리해서 체육회에 제출했다.

정 회장은 매우 꼼꼼한 일처리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4년전 재선 때 밝힌 공약을 임기내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당시 ▶승강제 실현을 위한 디비전 시스템 구축 ▶제2의 트레이닝센터 등 인프라 확충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 강화 ▶KFA 브랜드 파워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임기말 현재, 대부분의 공약들이 실천돼가고 있다. '제2의 트레이닝센터 건립'은 충남 천안시와 긴밀히 협의, 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 '디비전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도 K3와 K4리그를 새롭게 구축해 피리미드 구조가 모양을 갖춰가고 있다. 또 올초 세계적인 용품사인 나이키와 2031년까지 12년간 총액 2400억원 이상의 대형 장기 후원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뿐만 아니다. 정 회장은 2018년 7월, 유소년 축구 발전과 국가대표팀 감독의 연봉 등에 써달라며 40억원을 협회에 기부했다.

국제대회 성적도 준수했다. 김학범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었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정상에 올랐다. 또 올초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도 차지했다. 정정용 감독은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해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축구협회 안팎에선 "정 회장의 3선 자격에 제동을 걸 만한 걸림돌은 없어 보인다. 체육회가 올바른 판단을 해줄 것으로 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포츠계에서도 "체육회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 정 회장을 막을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다.

정 회장은 매사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는 스타일이다. 체육회 심의 결정을 보고 자신의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는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임기 만료 20일 전 첫번째 수요일에 회장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따라서 2021년 1월 6일이 선거일이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대의원, 대학리그·K리그·실업축구·WK리그·동호인 선수, 지도자, 심판 등 축구인 200명의 투표로 치러진다. 선거인단은 2016년 선거 때보다 94명 늘어났다. 입후보 마감일은 현 규정 대로라면 현 회장의 임기 만료 50일전인 12월 7일이다.

체육회 심의를 통과하면 정 회장의 3선에 큰 걸림돌은 없어 보인다. 현재까지 뚜렷한 대항마가 없다. 한 축구인은 "1년 전만 해도 축구 선수 출신 몇명이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협회 재정은 큰 타격을 입었다. 앞으로 협회장이 자기 돈을 내야 할 더 큰 위기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나설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체육회가 정 회장의 자격에 '태클'을 걸 경우 KFA 차기 수장 선거는 대혼란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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