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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께서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모든 분들이 2등을 기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2등을 기억해야 하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죠. 울산 현대 선수들, 스태프. 팬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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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11라운드 대구전(3대1승) 이후 선두를 질주해온 울산은 외려 파이널라운드에서 흔들리고 있다. '마지막 동해안더비' 포항전에서 0대4로 완패했다. 올시즌 25경기에서 22실점만을 기록한 울산의 단일경기 최다실점이다. 이로 인해 전북에 최소 실점(21실점) 기록도 내줬다. 맞대결 포함 2경기를 남기고, 2위 전북과의 승점은 54점으로 똑같아졌고, 다득점 8골 차로 초박빙의 선두를 유지했다. 불투이스, 비욘 존슨 등 공수의 핵 2명이 한꺼번에 레드카드를 받아든 탓이다. 평정심을 잃었다. 윤빛가람과 주니오의 발끝이 맞아들던 순간에 닥친 퇴장 악재라 더욱 아쉬웠다. 전술, 경기력 다 떠나서, 중요한 승부처에서 평소 안하던 성급하고 경솔한 플레이로 스스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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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울산의 파이널라운드 3경기, 1승1무1패의 성적표는 우승후보답지 않다. 김도훈 감독은 "진 경기는 모두 내 탓, 이기는 경기는 모두 우리 선수들 덕분"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 하지만 결국 아무리 용빼는 전술이 나온들, 그라운드에서 이를 구현해 내는 '위닝 멘탈리티'는 선수의 몫이다. 우왕좌왕, 흔들릴 시간이 아니다. '화룡점정'의 시간이다.
올 시즌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전북을 상대로 울산이 어떻게 싸워야할 지 답은 나와 있다. 한번도 이기지 못한 울산과 전북을 상대로, '얄미운 이웃' 포항 선수들이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싸웠는지 보면 된다. 지난달 15일 전주성 원정에서 전북에 1대2로 패한 후 울산 김도훈 감독은 "자신감에서 차이가 있었다. 우리 선수들은 충분한 실력을 갖고 있다. 내가 자신감을 불어넣지 못해 졌다. 전북을 이기고 우승해야 진정한 우승"이라고 말했다. 정답이다. 전북을 넘지 못할 경우 '진정한 우승'도 아닐 뿐더러, 다 잡은 우승의 꿈은 또다시 멀어진다. 울산이 '2등의 기억'을 다시 한번 직시해야 할 이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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