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김도훈 감독님에게 행운을 빈다. 경기 결과 말고."
프로축구연맹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양팀 감독과 선수들의 출사표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점을 감안, 화상 미디어데이 방식을 채택했다. 기존 화상 미디어데이가 진행된 사례는 있었지만, 실시간으로 취재진과 문답을 주고받고 서로의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은 처음 도입됐다. 한 자리에 모여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만큼 긴장감이 조성됐다.
울산 김도훈 감독은 "중요한 경기를 홈에서 치른다. 담담하게 하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축구를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울산 김태환도 "올시즌을 치르며 가장 기대가 되는 경기다. 이 경기를 통해 우리 스스로를 증명하는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에 전북 모라이스 감독은 "결승전이라고 해도 다름 없는 경기다. 이런 경기를 치르는 것 자체로 기대가 크다.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해 보답하겠다"고 맞섰다. 손준호 역시 "전북다운 경기를 보여드리겠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내용적으로 승리하는 경기를 하겠다. 무승부 없이 승패가 갈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
온라인상의 대화지만, 훈훈함도 연출됐다. 모라이스 감독은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 당시 김 감독에게 행운을 빈다는 메시지를 전했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는 어떤 말을 해주고 싶느냐는 말에 "이번에도 똑같이 행운을 빈다고 말하고 싶다. 경기 결과에 대한 행운이 아니라, 그냥 김도훈 감독님의 삶에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한다는 진심어린 마음"이라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경기 결과에 대한 행운이 아니라는 게 핵심 포인트. 훈훈함 속 절대 지고 싶지 않다는 뜻이 숨어있었다.
이에 김 감독도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만나 얘기해보면 모라이스 감독님도 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축구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되고, 같이 경기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서로 잘 준비해 그라운드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울산의 '파이터' 김태환도 화두였다. 모라이스 감독은 "울산에서 김태환을 가장 좋아한다. 우리 선수들에게 김태환 칭찬을 많이 한다. 투지, 정신력이 상당히 좋기 때문이다.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에서 전북이랑 할 때만큼은 안뛰었으면 좋겠다는 수줍은 고백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안뛰었으면 좋겠다. 너무 잘해서 그렇다"고 했다. 손준호도 "기싸움 하면 태환이형밖에 생각이 안난다. 태환이형쪽으로 심리전을 노려보겠다"고 했다.
김태환은 이에 "높게 평가해주시니 감사하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싸움에서 나는 피할 생각이 없다. 내 매치업이 될 바로우 등 선수들을 미리 생각해보고 있다. 이 경기가 우리 선수들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경기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