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수원FC의 극적인 승격, '베테랑' 김호곤 단장과 '초보' 김도균 감독이 만든 환상의 합작품이었다.
의기투합한 둘은 수원FC의 승격이라는 대의 아래 힘을 합쳤다. 김 단장은 선수단이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일단 경기장 내 숙소를 없앴다. 열악한 환경으로 기능을 하지 못했던 숙소를 폐쇄하고, 선수들이 출퇴근하도록 했다. 대신 경기 하루 전에는 호텔에서 모일 수 있도록 했다. 없앤 숙소 공간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선수들의 운동 공간을 늘렸다. 의무환경도 대폭 강화했다. 오랜 경험 끝에 의무실에서 치료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고민 상담이 이뤄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김 단장이 만든 작품이었다.
뿐만 아니다. 수원FC는 그간 전용 훈련장이 없었다. 김 단장은 수원월드컵경기장 재단과 여러차례 접촉해, 보조운동장을 주 3~4회 쓸 수 있도록 했다. 수원종합운동장도 활용이 가능하게 해, 운동장 걱정 없이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김 감독의 요청에 따라 전반전 후 바로 선수들에게 영상을 보여줄 수 있는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에 투자를 했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 등 시스템도 구축했다. 원정길에도 이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대형 텔레비전까지 구매했다.
|
여기에 젊은 지도자 답게 말 보다는 영상을 활용하고, 의미없는 미팅 시간 대신 할말만 하며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였다. 선수들과 격의 없는 소통으로 원팀을 만들었다.
필요하면 김 단장에게 조언도 구했다. '단장'이 아닌 '축구인 선배'로 생각하고, 진솔하게 다가갔다. 김 단장도 흔쾌히 노하우를 전수해줬다. 김 단장과 김 감독은 시즌 동안 여러차례 티타임을 갖고, 필요하면 소주잔도 기울이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김 단장은 선을 넘지 않고 현장에 믿음을 보였다. 경기 당일에도 김 단장은 현장에서 엔트리를 받아보고, 얼굴을 본 후에도 "파이팅" 한마디만 건냈다. 김 감독은 김 단장이 만든 울타리에서 소신껏 지도력을 펼쳤다. 김 감독은 첫 해부터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김 단장은 김 감독을 신뢰했고, 김 감독은 김 단장에게 의지했다. 둘은 경기 후 진한 포옹을 나누며, 눈물을 흘렸다. 그 결과는 바로 승격이었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틱톡-청룡영화상 투표 바로가기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