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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커리어의 시작이 클럽월드컵이라면 그보다 더 환상적인 일은 없을 것이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무대에서 영건들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홍 감독은 1-2로 밀리던 후반 34분 많이 뛴 '베테랑 미드필더' 신형민 대신 2002년생 '24번' 강윤구를 깜짝 투입했다. K리그1 데뷔전도 치르기 전 클럽월드컵 무대라니. 강윤구의 등장에 울산 팬덤은 난리가 났다. 경기도 포천 '골클럽FC' 출신, 작년 8월 추계한국고교축구연맹전에서 팀 우승을 이끌며 득점왕, MVP를 휩쓴 후 울산 유니폼을 입은 '고교 짱', 해맑은 반전미소를 지닌 앳된 이 선수는 세계 최강 클럽들이 총출동한 최고의 무대에서 대선배들 틈바구니에서 떨지도 않고 15분의 데뷔전을 담담하게 치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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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미래이자 한국 축구의 미래인 이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한 이유는 분명했다. 홍 감독은 "어린 선수가 이렇게 큰 대회를 경험한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그 선수 커리어의 시작이 이런 클럽월드컵이라면 그보다 더 환상적인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선수들은 울산 현대의 미래이자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다. 이런 선수들에게 이 큰 경험을 준다는 것은 이 선수들에게 성장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나를 버리되, 또 다른 하나를 오롯이 취한 홍명보의 선택은 과감했다. 새 시즌 준비를 위해 이청용, 고명진, 홍 철, 이동경 등 부상 선수들을 아꼈다. "내 욕심으로 선수들을 혹사시킬 수 없다"고 했다. 오직 재활에만 전념하도록 했다. 외국인 공격수 투입도 서두르지 않았다. 대신, 홍 감독은 일생일대의 이 클럽월드컵을 어린 에이스의 시험대, 신구 조화를 확인할 무대로 삼았다. 미래를 향한 투자를 선택했다. "팀 입장에선 클럽월드컵 성적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합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기회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어린 선수들에게 행운"이라고 평했다. "이 대회를 통해 느낀 점들을 긍정적인 부분, 자기발전을 위해 쓴다면 울산과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좋은 일"이라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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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울산은 8일 자정(한국시각) '카타르리그 디펜딩챔프' 알두하일과 5-6위전 직후 FIFA 전세기편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K리그1 개막전(3월 1일 오후 2시, 강원FC·홈경기) 준비에 돌입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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