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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나위 도움 장면요? 기가 막혔죠."
김길식 감독은 25일 골 장면을 언급하자 "기가 막혔다"며 흐뭇해 했다. 사연 있는 두 어린 선수가 리그 선두 대전을 상대로 반전승을 이끌었다. 아스나위의 나라, 인도네시아도 난리가 났다. 안산 SNS 팔로워수가 4만 명을 돌파했고, 아스나위가 직접 올린 안산 승리 기념사진 포스팅엔 약 3만8000명의 팬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아스나위는 '원팀, 원드림, 원 패밀리(One team, One dream, One family)'라는 한줄에 'Believe the process(과정의 힘을 믿어)'라며 노력을 이어갈 의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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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이날 데뷔골을 기록한 심재민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안산 경찰청 시절 유스 출신인 '프로 3년차' 심재민은 지난해 무릎, 발목 부상에 시달렸다. 8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 동계훈련은 피로골절 때문에 쉬었다. 올해가 계약만료인데 자칫 위축될 수 있는 상황. 김 감독은 "너를 믿는다. 올해 정말 한번 잘해보자고 다독였다"고 했다. 감독의 믿음에 심재민이 3년만의 데뷔골로 보답했다. 김 감독은 "심재민은 우리팀 기존 공격수들과 또다른 스타일이다. 등지는 플레이, 볼을 소유하고 저돌적으로 상대 수비를 끌고 들어가는 부분, 결정력, 기술력을 고루 가진 선수다. 더 많은 활약을 기대한다"며 미소 지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달리는 스타일의 리더다. 동계훈련에서도 선수들과 함께 거침없이 땀을 흘렸다. '루마니아 특급' 시절 전사의 몸과 체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훈련장에서 숙소로 이동할 때 선수단 차를 타지 않고 달린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솔선수범, 소외된 선수들의 아픔을 다독이는 공감 리더십, 탁월한 동기부여로 시즌 초반 안산의 반전을 이끌고 있다. "알다시피 안산은 연봉이 높은 팀도 넉넉한 팀도 아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잘 버텨주는 선수들에게 그저 고맙다. 올해는 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해지고 팀이 끈끈해진 느낌을 받는다. 축구와 선수를 향한 코칭스태프들의 진심을 받아주는 것같다"고 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많은 이들이 대전의 승리를 난관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을 강하게 일깨웠다. "대전이 4연승을 달리고 있는 1위팀, 뛰어난 팀이다. 하지만 아무리 잘나가는 팀도 한번은 넘어질 수 있다. 그 기회를 우리가 잡아야 한다." 경기 당일 미팅에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우리팀이 열악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럼에도 여러분이 이렇게 잘해주는 것이 늘 고맙고 미안하다. 선배 감독으로서 더 좋은 훈련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책무감이 크다. 대신 우리 서로 약속하자. 우리 후배들을 위해, 안산의 미래를 위해 오늘 정말 좋은 모습 보여주자. 오늘은 우리의 홈경기다. 떳떳하게 말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하자."
그리고 안산은 1대0으로 승리했다. 아스나위의 첫 도움, 심재민의 첫 골, 680일만의 승리, 찬란한 안산의 봄이다. 김 감독은 "주위에서 '퍼펙트한 경기였다'고들 하시더라. 우리 선수들에게 그저 고맙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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