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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세르비아 출신 성남FC 공격수 페이살 뮬리치(28)는 '반전남'이다. 첩보영화에 나오는 보스와 같이 험상궂은 구석이 있지만, "오미크론 때문에 예정보다 일찍 복귀해야겠다"는 김남일 성남 감독의 말에 흔쾌히 "OK" 했다. 인터뷰 도중 기자와 통역이 어떤 요청을 해도 "노 프라블럼"이라고 말하고는 응해준다.
빠른 발도 반전이다. 흔히'키 큰 선수는 느리다'는 편견이 존재한다. 하지만 뮬리치는 스스로 "성남 선수들 중 아마도 내가 제일 빠를 것"이라고 호언장담한다. 제주 서귀포의 성남 전지훈련지에서 스포츠조선과 마주한 뮬리치는 "(이)시영이 빠른 것 같은데, 단거리만 빠르지, 장거리로 가면 날 이길 자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세르비아, 독일, 이스라엘, 슬로베니아, 보스니아 등에서 선수 생활을 한 뮬리치는 지난해 성남에 입단하며 K리그에 데뷔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키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그런 게 오히려 나한테 좋았다. K리그에 데뷔할 때부터 상대팀이 나를 분석할 때 '키 크네? 느리겠네?' 하면서 밀착마크를 했다. 그럴 때 스피드를 이용해 수비를 제쳤다. 결국, 상대의 그런 편견이 나에겐 득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뮬리치는 15살 때 키가 훌쩍 크기 전 윙으로 뛰었다고 했다. 많은 활동량을 요하는 미드필더, 사이드백이 아닌 모든 포지션을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거구'만을 이용해서 공격진의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는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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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초반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뮬리치는 역습, 발리, 헤더, 중거리, 직접 프리킥 등 다양한 득점 방식으로 13골을 몰아쳤다. 이같은 활약을 인정받아 시즌 도중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K리그 2번째 시즌을 준비 중인 뮬리치는 "세르비아에서 가족과 보내고 있을 때에도 한국이 그리웠다. 감독이 전화를 해서 '일찍 들어와야겠다'고 말했을 때에도 '문제없다'고 하고 서둘러 짐을 쌌다. 새 시즌을 앞둔 지금 내 마음은 기대에 부풀어 있다"고 했다.
성남은 김남일 감독 체제로 맞이한 지난 2시즌 연속 치열한 잔류싸움 끝에 10위 성적으로 간신히 잔류했다. 김 감독은 올시즌 목표를 상위스플릿 진입으로 잡았다. 지난 시즌 수원FC에서 24개의 공격포인트를 달성한 라스 정도의 활약을 펼쳐준다면 팀이 목표로 가는 데 힘을 받을 수 있다. 뮬리치는 "감독이 미팅 슌 '(6강은)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했다. 나도 그 말을 믿는다"며 "나의 골, 도움으로 팀이 목표를 이룬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귀포=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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