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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대구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6라운드. 경기 전 김호곤 수원FC 단장은 라커룸을 찾아갔다.
경기인 출신인만큼, 혹시 모를 오해에 대비, 의식적으로라도 선수단을 찾지 않던 김 단장이었다. 이날은 이유가 있었다. 선수들에게 '2달러'를 주기 위해서였다. 지인으로부터 빳빳한 새 2달러 지폐 40장을 구한 김 단장은 곧바로 선수들을 찾아가, 경기 전 2달러를 나눠줬다. '2달러'는 미국에서 '행운의 상징'으로 통한다.
헌데 라스, 무릴로에 이어 김 현 마저 부상이 길어졌다. 또 흔들리던 공격진의 희망이던 이승우 마저 출전이 불투명했다. 전날 오미크론이 의심됐다. 이승우는 아침에 검사를 두번이나 받고 음성판정이 나서야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뿐만 아니었다. 경기 전 선수들의 몸상태가 유난히 무거웠다. 워밍업을 마친 이정수 수석코치가 김도균 감독에게 "애들이 몸이 너무 좋지 않다"고 걱정했을 정도였다. 실제 경기에서도 수원FC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유난히 떨어지며,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쉬운 실점을 연발했다.
하지만 무너질 듯 하다 오뚝이 처럼 일어났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행운이 찾아왔다. 일단 그토록 원했던 이승우의 데뷔골이 터졌다. 이전까지 5경기에 나서 공격포인트를 하나도 얻지 못한 이승우였다. 공격수들의 부상으로 기회를 얻은 '신예' 이영준이 이승우의 골을 돕는 등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펼쳤다. 왼발잡이 김상원도 익숙치 않은 오른쪽 윙백 자리에 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수원FC는 리드를 계속 내주다가도 쫓아가며, 끝내 경기를 뒤집었고, 3대3으로 팽팽했던 후반 38분 김승준의 결승골로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승우의 첫 골에 이어 시즌 첫 홈 승리, 첫 연승까지 수원FC는 기분 좋은 휴식기를 맞이했다. 김도균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좋은 기운을 받았다"며 웃었다. 김 단장의 '2달러'가 통한 걸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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