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감독 교체 시계가 빨라졌다. 2022시즌 K리그에 벌써 두번째 감독 교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4월 K리그1 수원 삼성이 박건하 감독과 결별한데 이어, 6월 1일 부산 아이파크(K리그2)가 리그 유일의 외국인 감독이었던 히카르도 페레즈 감독(포르투갈 출신)을 해임했다. 모두 성적 부진이 이유였다. 수원은 박 감독 체제에서 단 1승에 그치며 11위까지 내려갔고, 부산은 K리그2 최하위로 추락했다. 수원과 부산은 빠른 움직임으로 반전을 노렸다.
지난해와는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 K리그에는 단 3건의 감독 교체 밖에 없었다. K리그1에선 FC서울(박진섭→안익수)과 강원FC(김병수→최용수)가, K리그2에서 유일하게 안산 그리너스(김길식→민동성 대행)가 감독을 바꿨다. 그나마도 시즌 말미에 이루어졌다. 3건 모두 9월 이후에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특히 서울과 강원은 강등의 벼랑 끝에서 감독을 바꿨다. 두 팀 모두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이례적일 정도로 잠잠했던 감독 교체, 이유는 그간의 학습 효과 때문이었다. 사실 승강제 도입 후 각 팀들은 빠르게 감독을 교체했다. 위기가 오면 선제 대응에 나섰다.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리그1, 2를 포함해 매시즌 평균 9번 감독을 교체했다. 2018년에는 무려 12번의 감독 교체가 있었다. 하지만 냉정히 들여다보면, 큰 효과는 없었다. 감독 교체라는 승부수로 '잔류왕' 인천 유나이티드를 제외하고는 감독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바꾼 팀은 없었다. 2017년 광주FC, 2018년 전남 드래곤즈, 2019년 제주 유나이티드 모두 감독 교체로 반전을 노렸지만, 결국 강등됐다. 때문에 확실한 대안이 있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올해 분위기가 또 달라졌다. 가장 큰 이유는 넓어진 승강의 문턱이다. 올 시즌 K리그1은 최하위가 자동 강등하고, 11위, 10위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최대 3팀까지 떨어질 수 있다. 반면 K리그2는 4위가 아닌 5위까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그만큼 많은 팀에 기회가 열렸다. 당연히 K리그1 팀들은 위기감이, K리그2 팀들은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운영진에서 '보다 선제적인 움직임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여기에 대부분의 팀들이 운영진을 바꾸지 않으며, 지난 시즌 참았던 선택을 올해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감독 교체 소식은 이제 시작일 공산이 크다. 벌써부터 K리그1, 2를 합쳐 복수의 팀들이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지난 시즌 서울, 강원에 이어 올 시즌 수원까지 교체 효과를 본 만큼, 각 팀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감독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피 말리는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