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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의 '10년 대운'은 '과학'이었다.
그리고 "실점을 하고 흐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20분은 우리가 올 시즌 해왔던 경기를 했다. 결과적으로 득점을 해서 승리를 거뒀다. 울산이 좋은 축구를 했고, 감독으로서도 기쁘다"고 강조했다.
승점 76점을 기록한 울산은 남은 1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1996년, 2005년 이어 17년 만의 세 번째 우승이다. 홍 감독의 기자회견장에서 설영우와 김민준이 '난입'해 물세례를 했다.
울산은 올 시즌 초반 이동준 이동경 오세훈을 한꺼번에 잃었다. 걱정이 컸지만 엄원상, 레오나르도에 이어 마틴 아담이 가세하면서 빗장을 풀어냈다.
홍 감독은 1992년 신인 선수 최초로 K리그 MVP를 거머쥐었다. 2002년에는 월드컵 4강 기적을 쏘아올렸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사령탑으로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 신화를 연출했다. 다시 10년이 흘렀다. 2022년 홍 감독은 K리그의 지존이 됐다.
그는 "2032년은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을 해봐야겠다. 매해 정말로 열심히 했는데, 우연찮게 그런 결과들이 나왔다. 10년에 한 번 웃을 수 있게 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며 미소지었다.
홍 감독은 또 조광래 최용수 김상식에 역대 네 번째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하는 역사를 만들었다. "K리그 2년차인데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선수들 덕분이다. 92년 신인으로 들어와서 그 해 우승했지만 감독이 돼 우승을 하니 기쁨이 두 배 이상이다"고 했다.
울산은 3월 선두에 올라선 후 단 한 차례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홍 감독은 "많이 힘들었다. 앞에서 뛰니까 페이스 조절이 안되는 경우도 있었다. 바람을 맞으면서 뛰어가는 건 쉽지 않았다. 1위 탈환 이후 한 번도 놓치지 않은 것은 선수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또 다시 공을 돌렸다.
전북 현대의 천하도 막을 내렸다. 홍 감독은 "징크스를 넘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은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전북전이 중요했지만 포항전이 더 중요했다. 패했다면 오늘 경기도 심적으로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다. 지난 포항 경기에 많은 사람이 아쉬워했지만 정말 중요한 승점 1점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울산 현대가 어떤 팀으로 갈지는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모든 면에서 K리그를 선도하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문제가 된 몇몇 부분에서 꼭 좋은, 비싼 선수가 아니더라도 훌륭한 선수들이 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춘천=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된 몇몇 부분. 꼭 좋은, 비싼 선수 아니. 훌륭한 선수들이 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