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1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전북 현대의 2022년 하나원큐 K리그1 37라운드 경기.
이 경기가 열리기 전 맥이 풀렸다. K리그 자력우승까지 승점 1점만 남겨뒀던 울산 현대가 강원FC에 2대1 역전승을 거두고 17년 만에 해묵은 우승의 한을 풀었다. 시즌 최종전까지 역전 우승의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려던 전북의 꿈은 산산조각났다.
경기 전 울산-강원전을 지켜보던 김상식 전북 감독의 표정에도 아쉬움이 가득했다. 김 감독은 "K리그 우승을 놓친 부분은 분명 감독의 무한 책임이다.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K리그 6연패를 달성하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제주전을 앞두고 허탈한 기분이 든다. 시즌 초부터 제주에 패한 뒤 3연패했고, 최근 울산전을 승리하지 못한 아쉬움이 머리를 스친다"고 덧붙였다. 또 "감독의 경기운영 미스로 시즌 초반 3연패를 당하면서 순위가 11위까지 추락했다. 이후 팬들의 비난과 질책이 이어지면서 1년 내내 힘들었다. 그래도 후반기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기점으로 살아났지만, 추격이 쉽지 않았다. 1위를 지켜내야 한다는 전북 현대 사령탑의 무게를 다시 한 번 절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라운드는 또 다른 이슈로 뜨거웠다. '득점왕 경쟁'이었다. 제주에는 득점 선두 주민규(16골)가 버티고 있었고, 전북에는 추격자 조규성(14골)이 있었다.
제주 주민규.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K리그1 득점왕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장군멍군'이었다. 포문을 연 건 조규성이었다. 0-0으로 맞선 전반 36분 김진규의 환상적인 킬 패스를 오른쪽 측면에서 쇄도하던 바로우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 문전에서 넘어지면서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15호골.
잇단 득점 찬스를 날려버리던 주민규는 후반 42분 집념의 17호골을 터뜨렸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강한 집중력을 살려 끝까지 밀어넣었다. 결국 주민규와 조규성의 격차는 두 골로 유지됐다. 경기는 전북이 제주를 2대1로 꺾었다. 남기일 제주 감독은 "우선 팀 승리를 위해 선수들이 뛴다. 그 속에서 주민규의 2년 연속 득점왕이 걸려있다. 모든 선수들이 잘 밀어주지 않을까"라고 했다. 김상식 감독은 "조규성은 충분히 능력있는 선수다. 선수들이 잘 알고 있어 도움을 잘 해줄 것 같다. 시즌 최종전에서 해트트릭 정도 기대해보겠다"며 웃었다. 제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