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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에 노리는 첫 월드컵, 그래서 더욱 간절한 손준호-권경원의 꿈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11-09 16:57 | 최종수정 2022-11-10 06:09



[파주=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월드컵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몸값이 수백, 수천억원을 호가하는 브라질 출신의 슈퍼스타들도 월드컵행 소식에 팔짝팔짝 뛰고,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의 동료 히샤를리송(토트넘)은 꿈이 이루어졌다며 눈물을 펑펑 쏟았고, 플라멩구의 공격수 페드로는 기쁨에 여자친구에게 청혼을 하는 이벤트까지 펼쳤다.

30세에 첫 월드컵 출전을 눈 앞에 둔 손준호(산둥 타이산)와 권경원(감바오사카·이상 30)에게도 그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두 선수는 나란히 지난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최종 엔트리에서 낙마했다. 손준호는 "며칠 안 남았더라. 아직까지 명단이 발표가 안 됐기 때문에 크게 실감은 나지 않는데 SNS에서 브라질 대표팀 선수들의 월드컵 명단 발표 반응을 보고 '저런 훌륭한 선수들도 저렇게 월드컵 명단에 들었을 때 좋아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최종 명단이 발표되는 12일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월드컵이 4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대회인만큼, 다음은 없다.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기회를 살리려 하고 있다"고 했다. 권경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러시아 때 한번 떨어져봤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꼭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했다.

그들이 월드컵 행이 간절한 이유, 가족 때문이었다. 권경원은 "떨어졌을때 가장 슬퍼하셨던 분들이 부모님이었다. 이번에는 꼭 명단에 들어서 월드컵에 간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손준호도 "올해 가족들이랑 오래 떨어져 있었다. 가족들에게 월드컵 출전이라는 큰 선물을 주고 싶다"고 했다.


팀내 포지션 역학 구도 등을 감안하면 두 선수는 카타르행이 유력하다. 권경원은 벤투 감독이 선호하는 왼발잡이 센터백이고, 손준호는 정우영(알사드)의 대안이자 경쟁자다. 하지만 방심은 없었다. 권경원은 "오른발잡이지만 박지수(김천상무)나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은 왼쪽에 충분히 설 수 있지만, 나는 오른쪽에서 뛰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며 "아직 명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여태까지 적지 않은 시간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한만큼, 이번에도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했다. 손준호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매번 파주에 올때마다 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훈련했다. 내가 가장 늦게 대표팀에 합류한만큼 남은 시간 동안 감독님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대표팀은 7일 권경원, 8일 손준호가 합류하며 비로소 완전체가 됐다. 하지만 아직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9일 오후 열린 훈련에서는 김진수(전북 현대)와 고승범(김천)이 빠졌다. 김진수는 여전히 재활 훈련에 매진 중이고, 고승범은 왼쪽 종아리에 근육 경직이 찾아왔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악화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훈련에서 제외됐다. 이 둘을 제외한 25명의 선수들은 밝은 표정 속 구슬땀을 흘렸다. 대표팀은 11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아이슬란드와 출정식을 겸한 마지막 평가전을 갖는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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