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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정치인들이 축구인들을 보다 존중했으면 좋겠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는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팬들은 경기장에 플래카드를 거는 것은 물론, 트럭시위까지 하며 김 단장의 재계약을 원했지만, 이재준 수원시장은 눈을 감았다. 오히려 '김 단장이 자신의 재계약을 위해 서포터스를 사주했다'는 이유를 들어, 불명예 퇴진시켰다. 김 단장은 "나도 나이 70세가 넘었기 때문에 권력을 가진 사람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사회 생리를 너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서포터스 여러분들의 응원을 제가 사주했다는 오해를 받는 것은 너무 섭섭하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 단장은 최근 시도민구단에서 벌어지는 '정치 외풍'에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자신과 같은 처지가 된 '후배'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그는 "나야 나이도 있고 하지만, 이영표 대표는 젊고 강원에서 너무 잘하지 않았느냐"라며 "스폰서 유치도 그렇고, 경기력적으로도 최용수 감독과 함께 팀을 정말 잘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이영표 대표가 계속하면 더 잘할 것을 잘 알면서도, 분명히 답이 나와 있는데도, 저러는 것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이영표 같이 많은 경험을 한 인재는 만들기도 어렵다. 정치와 축구가 서로 다른 분야인만큼, 서로 존중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단장은 마지막으로 친정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특히 마지막까지 지지해준 서포터스에 대한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김 단장은 "팬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그동안 수원FC를 맡아 팬들과 함께 승리했을 때 희열을 느꼈고, 졌을 때 아쉬움을 경험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끝까지 내게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내가 팀을 맡고 명문 구단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최소 3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년이 딱 3년째다. 사실 우리가 작년에 너무 잘해서 5위였지, 현실적으로는 잔류가 목표인 팀"이라며 "지금 팀 구성상 내년이 고비다. 내년에도 팬 여러분께서 더 많이 응원해주셔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