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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케인이 굴린 스노우볼, 이란 골키퍼 조기부상→케이로스 '절망'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2-11-22 03:40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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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모든 것은 손흥민의 토트넘 파트너 해리 케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케인은 21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B조 1차전에서 0-0 팽팽하던 전반 7분, 프리킥 상황에서 키어런 트리피어로부터 기습적인 전진패스를 건네받아 우측에서 문전 방향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띄웠다. 케인의 발을 떠난 공은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로 빠르게 뻗어나갔다. '크로스의 정석' 그 자체였다.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는 순간적으로 골문을 비우고 달려나와 손을 뻗었다. 맞은편에선 수비수 마지드 호세이니가 공을 걷어내기 위해 골문 방향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긴박한 순간이라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한 베이란반드와 호세이니는 그대로 '쾅' 충돌했다. 호세이니는 훌훌 털고 일어났지만, 베이란반드의 안면부상은 심각해 보였다. 의료진의 긴급치료를 받은 베이란반드는 출전 의지를 내보였지만, 이내 벤치를 향해 교체 신호를 보낸 뒤 잔디 위에 누웠다. 뇌진탕 증세로 보였다.

그 순간 중계 카메라는 기술지역에 서있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을 비췄다. 케이로스 감독은 절망감에 양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있었다. 이란의 주전 골키퍼인 베이란반드는 월드컵 개막 20분만에 호세인 호세이니와 교체돼 나왔다.

비단 골키퍼의 부재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이란은 골키퍼 교체 후 와르르 무너졌다. 35분 주드 벨링엄에게 헤더로 선제실점한 뒤 43분 부카요 사카, 추가시간 라힘 스털링에게 연속실점하며 전반을 0-3으로 마쳤다. 후반 초반 3명을 동시에 교체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후반에도 사카, 마커스 래시포드, 잭 그릴리시에게 3골을 더 내줬다. 메흐디 타레미의 2골로 그나마 영패를 면했다.

첫 경기에서 완패한 이란은 주전 골키퍼 없이 남은 조별리그를 치를 예정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뇌진탕 증세를 보인 선수는 최소 열흘간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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