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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울산 현대 골잡이 주민규가 이전 소속팀인 제주를 상대로 한 첫 원정경기에서 예우를 갖췄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제주에서 활약한 주민규는 경기 후 "제주 원정에 오면서 감회가 새로웠다. 다른 경기보다 더 긴장했다. 팬분, 선수들과 좋은 추억이 있었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긴장했던 것 같다"며 "이날 경기를 승리로 가져올 수 있어 기분 좋은 하루였다"고 이적 후 처음으로 서귀포를 찾은 소감을 말했다.
주민규는 득점 장면에 대해선 "제가 사실 제주에 3년간 활약하면서 (제주 홈서포터 앞)그 쪽에서 많은 골을 넣은 기억이 있다"며 "상대팀으로 만나서 골을 넣다 보니 미안한 마음에 (그런)세리머니를 했다. 본능적으로 그런 세리머니를 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엄)원상이의 득점 지분이 99%다. 리턴(패스)을 내줬을 때 각이 딱 그곳 하나였다. 달라고 했을 때 솔직히 패스를 줄지 몰랐는데, 실력이 좋아서 패스를 잘해줬다. 그래서 생각한대로 골을 넣을 수 있었다"며 득점의 공을 엄원상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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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이날 승리로 5전 전승을 내달렸다. 2003년 성남(7연승) 이후 K리그에서 나온 20년만의 대기록이다. 반면 제주는 5경기 연속 무승(2무3패) 늪에 빠졌다. 주민규는 "좋은 선수들이 희생하면서 원팀으로 싸우는 게 울산의 5연승 비결이다. 매경기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제주가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좋은 팀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일어서서 좋은 순위로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이야기했다.
한편, 주민규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발탁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울산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3월 A매치 친선전을 현장에서 '직관'했다는 주민규는 "대표팀 경기를 관중석에서 본 건 처음이었는데, 심장이 뛰었다. 진심으로 응원했다"며 "팀에서 잘해야 그 다음에 (대표팀에)어필을 할 수 있다. 희생을 한다면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영우가 대표팀에 갔다 와서 기뻤다. 장난으로 '내 어시스트로 네가 골을 넣어서 대표팀에 간 것'이라고 했다. 설영우는 '다음에 같이 가자'고 했다. 설영우가 대표팀에 갔다 오면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성장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하다보면 설영우처럼 대표팀에 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생겼다"고 반색했다.
제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