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비한 게 운동장에서 안나오는 게 너무 분해서….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
|
|
|
|
|
0-3, 좌절감이 몰려올 법한 상황에서 '꺾이지 않는 정신'으로 상대 수비를 뚫고 패기만만 슈팅을 쏘아올리고, 동료가 흘려준 공을 놓치지 않고 필사적인 멀티골까지 몰아치며 대구의 뒷심을 보여주는 투사, 멀티골을 넣고도 놓친 골들이 더 아깝고, 지는 게 원통하고 분해서, 그럼에도 마냥 응원해주는 홈 팬들에게 미안해 눈물을 펑펑 쏟는 '대구의 아들', 왜 최 감독이, 대구 팬들이 그토록 고재현을 아끼는지 알 것같았다.
이날 대구 선수들은 경기 종료 후 최 감독이 기자회견을 마친 지 한참이 지나도록 퇴근하지 않았다. 긴 팀 미팅이 이어졌다. 고재현은 "잘 준비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했다. 내일부터 대전전을 앞두고 하나하나 더 잘 준비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귀띔했다. 고재현은 "작년에 진짜 힘든 시간(강등 위기)을 보내봐서 안다. 그런 시간이 안오게 하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 올해는 그런 상황까지 가면 절대 안된다. 올해는 힘든 걸 미리 인지하고 그전에 더 잘 준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쉬워할 시간도 속상할 겨를도 없다. 22일 오후 4시30분 울산을 이긴 대전과의 홈경기가 다가온다. 금세 눈물을 닦은 고재현이 씩씩하게 필승 각오를 전했다. "어떤 팀이 오든 두려워하지 않고 더 자신 있게 우리가 해야할 것만 생각하고 운동장에서 더 간절하게 하면 된다. 전북도 잡았는데 어느 팀이든 잡을 수 있다."
대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