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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강원FC의 양현준(21)에 이어 권혁규(22)가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FC에 동반 진출한다.<스포츠조선 7월 14일 단독보도>
권혁규는 부산 유스 출신으로 처음으로 다이렉트로 유럽 진출하는 선수로 역사에 남는다. 마지막까지 쉼표는 없었다. 그는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3' 21라운드 선발 출전해 53분을 소화했다.
부산은 성남에 2대3으로 분패했지만 권혁규의 이름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의 고별전이 성남전이었다. 성남전 후 권혁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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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규는 "부산에서 유럽으로 직행한 첫 번째 케이스지만 울산을 거친 동준 형이 있다. 동준 형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해외 생활이 쉽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전화를 해 여쭤보면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독하게 마음 먹고, 더 큰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셀틱은 권혁규의 상무(2021~2022년) 시절부터 눈여겨 봤다. 지난 겨울 첫 번째 오퍼를 했지만 부산이 거절했다. 셀틱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제안서를 보냈다. 겨울보단 상향된 금액을 제시하며 이적이 성사됐다.
"상무 시절 원볼라친 수비형 미드필더로 좋은 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전역하고 부산에서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는 아니지만 중앙 미드필더를 오가면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해 셀틱이 좋게 평가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의 입가에는 수줍은 미소가 흘렀다.
유럽 진출 소감에 대해선 "꿈꾸던 일이었다. 어릴 때부터 기성용 선수가 셀틱에서 뛰는 모습을 봤다. 멋있었다. 특히 손목 아대가 잊혀지지 않는다. 어린 시절 그 모습을 따라하며 동경했다"며 "그곳으로 가니 감회가 새롭다. 하지만 부산 아아파크에 미안한 마음이 있다. 떠나는 마음은 아프지만 팬분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공개했다.
한 살 어린 양현준은 셀틱 입단 동기다. 그곳에는 동갑내기 오현규(22)가 있다. 오현규와는 상무 시절 이미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권혁규는 "겨울에는 연락을 했는데 이번에는 못했다. 현규는 지난 겨울, 일본 선수들이 많다면서 같이 왔어야 했는데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웃었다. 오현규가 진출할 당시 셀틱에는 후루하시 쿄고, 마에다 다이젠, 하타테 레오, 도모키 이와타, 고바야시 유키 등이 5명이 포진해 있었다.
권혁규는 "유럽 간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다. 처음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초반 적응을 못할 수 있지만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계속 도전한다는 자세로 임하겠다. 혹시 슬럼프가 오더라도 슬기롭게 잘 혜처나가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권혁규는 K리그 76경기에 출전해 3골-2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1m90, 83kg의 탁월한 체격조건과 안정적인 볼 컨트롤 능력으로 'K리그의 로드리(맨시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혁규는 "셀틱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A대표팀에 발탁되면 앞으로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높은 도전에 대한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셀틱은 변화를 맞고 있다. 첫 시즌 스코티시 더블(2관왕), 두 번째 시즌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엔제 포스테코글구 감독이 토트넘으로 떠났다. 리버풀 사령탑을 지낸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셀틱 소속 한국 선수는 3명으로 늘어났다. 최전방에는 오현규, 측면에는 양현준, 중앙 미드필더에는 권혁규가 포진한다.
박지성-이영표(PSV 에인트호벤), 기성용-차두리(셀틱), 구자철-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 한국인 듀오가 같이 뛴 적은 있다. 하지만 한국인 트리오가 유럽에서 한 팀에서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셀틱에 '뉴 코리아 시대'가 시작된다.
부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