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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새로운 클럽에서의 첫 경기는 축구선수에게 가장 흥미롭고 긴장되는 시간일 것이다. 이적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기회를 의미한다. 모든 이들이 꿈꾸는 데뷔전은 '멋진 득점, 화끈한 경기력, 팀 승리'일테지만, 모두가 꿈꾸는 바를 현실로 만드는 건 아니다.
이병근 전 수원 감독은 1996년부터 2006년까지 수원에서만 11시즌을 뛰며 '수원 레전드' 칭호를 얻었다. 하지만 출발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1996년 3월 30일 울산과의 아디다스컵 원정경기에서 후반 44분 누적경고로 퇴장을 당했다. 다행히 수원은 공격수 박건하의 전반 멀티골에 힘입어 2대1 승리했다.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흑상어' 박성배 숭실대 감독도 프로 경력을 '레드카드'와 함께 시작했다. 전북 소속이던 1998년 3월 25일, 전남과 아디다스컵코리아 원정에서 후반 9분만에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잔코가 연장전에 2대1 결승골을 뽑아내면서 박성배를 '구제'했다.
이밖에 양동연(전남, 1995년) 아디(수원, 1996년) 박훈(대전, 2000년) 강인준(대전, 2011년) 구본상(인천, 2012년) 이정헌(수원FC, 2013년) 박배종(수원FC, 2013년) 임민혁(서울, 2016년) 김진성(서울, 2018년) 빈치씽코(안산, 2019년) 박정수(성남, 2021년) 등이 '데뷔전 퇴장자' 리스트에 올라있다.
가브리엘은 여러모로 아쉬운 데뷔전으로 남았지만, 외인이 적응하기 까다롭다는 K리그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박스 부근에서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수원 수비진을 괴롭혔다. 투입 12분만인 전반 31분 골망도 흔들었지만, 파울로 인해 취소됐다. 볼 키핑력과 연계 플레이에 높은 점수를 준 윤정환 강원 감독은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