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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사우디아라비아에 자극을 받은 것일까. '오일머니의 또 다른 축' 카타르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드락슬러는 독일이 주목하던 재능이었다. 2010년 샬케에서 데뷔한 드락슬러는 빼어난 기술과 측면-중앙을 오가는 멀티플레이 능력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샬케에서 29골-29도움을 기록한 드락슬러는 2015~2016시즌을 앞두고 구단 역대 최고액인 4300만유로(약 607억원)에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했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드락슬러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다.
2017년 빅클럽의 러브콜 속 PSG 유니폼을 입은 드락슬러는 초반 확실한 주전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4년 차부터 주전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한 드락슬러는 지난 시즌 포르투갈 벤피카에서 임대 생활을 했다. 발목 부상까지 겹치며 PSG에서 설자리를 잃었다. 드락슬러는 PSG에서 6시즌을 뛰며 198경기 출전해 26골을 기록했다. 그 사이 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지난해 3월 이후 대표팀에 뽑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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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서는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리버풀 등에서 뛰었던 브라질 국대 출신 미드필더 필리페 쿠티뉴가 애스턴빌라를 떠나 알 두하일 유니폼을 입었다. 알 두하일은 김문환이 뛰고 있는 팀이다. 쿠티뉴는 전성기에서 내려온 모습이지만, 이름값만큼은 카타르 이적생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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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이적시장의 중심은 단연 사우디였다.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림 벤제마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알 이티하드로 이적한 것을 시작으로, 은골로 캉테(알 이티하드), 리야드 마레즈(알 아흘리), 사디오 마네(알 나스르) 등이 차례로 사우디행을 택했다. 베테랑 뿐만이 아니었다. 전성기가 한창인 후벵 네베스,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이상 알 힐랄) 등과 같은 20대 스타들도 사우디행을 택했다. 스티븐 제라드 같은 레전드들은 감독으로 사우디행을 택했다. 정점은 역시 네이마르였다. 세계 최고의 스타 중 한명인 네이마르는 파리생제르맹을 떠나 알 힐랄 유니폼을 입었다.
그 결과 사우디는 올 여름 선수 이적료로 약 6억유로(약 8747억원)를 지출했다. 이는 유럽 5대 리그 가운데 스페인 리그를 훌쩍 넘는다. 프리메라리가는 올여름 약 3억3700만유로(약 4913억원)를 사용했는데, 사우디 리그는 이보다 두 배 가까이 돈을 썼다. 세계 최고로 꼽히는 EPL은 약 20억5000만유로(약 2조9887억원), 이탈리아 세리에A는 7억유로(1조205억원), 독일 분데스리가는 6억4802만유로(9447억원), 프랑스 리그1은 6억3000만유로(9184억원)다. 사우디 리그는 당장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리그도 넘보는 수준에 도달했다.
연봉규모를 보면 더욱 어마어마하다. 당장 연봉 세계 '톱 10' 중 8명이 사우디 리그 소속이다. 호날두와 벤제마가 각각 2920억원의 연봉을 받아 1위에 올랐고, 뒤를 이어 3위 네이마르(2190억원), 4위 캉테(1461억원)다. 5~6위만 다른 리그 소속이다. PSG에 있는 음바페가 1019억원을 받으며 5위에 자리했다. 미국으로 건너간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662억원으로 6위에 자리했다. 7~10위는 다시 사우디 소속이다. 마네(579억원), 헨더슨(579억원·알에티파크), 마레즈(509억원), 칼리두 쿨리발리(441억원·알힐랄)까지 7∼10위가 모두 사우디 리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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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월드컵 개최에 도전하는 사우디는 최근 2027년 아시안컵에 이어 2023년 클럽 월드컵 개최권을 따내는 등 '축구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우디는 사우디국부펀드(PIF)를 앞세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인수했고, 스타들을 품고 있다. '미스터 에브리싱'으로 불리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스포츠를 중심으로 국제적 지위를 높이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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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 유치를 비롯해 PSG 인수 등 사우디 보다 먼저 축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카타르도 큰 자극을 받은 모습이다. 투자 규모 면에서는 조가 넘는 단위를 준비한 사우디에 미치지 못하지만, 카타르 역시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 기세다. 올 여름 유럽의 특급 스타들을 대거 영입하며, 물꼬를 텄다. 카타르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앞으로 스타들의 카타르행 러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다음 이적시장을 대비해 몇몇 대형 스타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카타르까지 가세하면, 중동 시장은 더욱 커질 공산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