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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될팀'은 된다고 했나. 아시안게임 초반 좋은 흐름을 탄 황선홍호에 운도 따르고 있다. 토너먼트에서 북한과 일본을 피한 건 천만다행이다. 운은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에 필요한 요소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에서 16득점, 무실점,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대표팀은 24일 중앙아시아 복병 키르기스스탄과 16강 맞대결이 확정됐다. F조에선 북한이 조 선두를 사실상 확정한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대만, 키르기스스탄이 조 2위를 두고 경쟁하는 3파전 양상이었는데, 최하위였던 키르기스스탄이 최종전에서 대만에 4대1 대역전승하며 2위에 올라 E조 1위 한국의 상대로 정해졌다. 10월 1일 항저우로 장소를 옮겨 열릴 8강전에선 중국, 팔레스타인, 카타르 중 한 팀을 만난다. 준결승에 가야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등 까다로운 상대를 만날 전망이다. 북한, 일본, 이란은 모두 대진표 반대쪽에 위치했다.
FIFA랭킹 96위인 키르기스스탄은 F조 4팀 중 랭킹이 가장 높지만, 이번 대회 전력만 놓고 볼 때 16강에서 만나면 가장 까다로웠을 F조팀은 북한(116위)이었다. 북한은 한국과 바레인의 조별리그 최종전이 열린 24일, 중국 저장성 진화사범대 동쪽경기장에서 인도네시아를 1대0으로 물리쳤다. 현장에서 지켜본 북한은 섭씨 34도 무더위에도 '배터리가 닳지 않는 로봇'같았다. 후반에 들어 지친 기색이 역력한 인도네시아 선수들과 다르게 경기가 끝날 때까지 과감한 드리블을 시도했고,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했다. 계속해서 추가골을 노렸다. 킥의 정확도와 같은 마무리 스킬은 확실히 부족하고 투박했지만, 상대 박스까지 진입하는 과정이 빠르고 매끄러웠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두 수 아래의 팀들을 상대했다. 북한을 상대했다면 갑자기 난도가 올라가 당황했을 법하다. 북한은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3전 전승을 하면서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다. 북한은 한국이 키르기스스탄을 상대하는 27일 바레인과 마주한다. 한국과 북한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만날 시나리오는 결승전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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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상대할 키르기스스탄은 조별리그 초반 두 경기서 인도네시아와 북한에 영패했다. 대만과의 최종전서 후반 몰아치며 역전승을 거뒀지만, 대만이 쉽게 무너진 감이 있었다.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이는 건 사실이다. 황선홍호는 항저우 출국 전 창원에서 키르기스스탄과 U-23 아시안컵 예선경기를 치러 1대0 승리했다. 그 경기에 나섰던 미드필더 아르센 샤르셴베코프는 이번 아시안게임 대만전서 쐐기골을 넣었다. 일부 선수를 파악할 수 있었단 점은 소득이다. 하지만 토너먼트에는 변수가 산재했다. 황선홍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역대급'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선수들에게 평정심을 유지하라고 주문했다. 한국은 재정비 후 토너먼트 모드에 들어갔다.
진화(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