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경기 멈춰!->할 수 있는게 없어" 리버풀 선제골 취소 VAR 대화 공개, 들을수록 '최악의 오심'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3-10-04 08:26


"경기 멈춰!->할 수 있는게 없어" 리버풀 선제골 취소 VAR 대화 공…
사진캡처=더선

"경기 멈춰!->할 수 있는게 없어" 리버풀 선제골 취소 VAR 대화 공…
더선 기사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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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잉글랜드프로축구심판기구(PGMOL)가 토트넘-리버풀전에서 발생한 논란의 비디오판독(VAR)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심판 간 소통 과정에서 심각한 오류가 있었음이 명백히 밝혀졌다.

리버풀은 1일(힌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에서 1대2로 패했다. 리버풀의 올 시즌 첫 패배였다. 리버풀은 4위에 머물렀다. 반면 토트넘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리그 2위를 질주했다.

전반 20분까지 양팀은 팽팽한 접전. 박진감은 넘쳤지만, 소득은 없었다. 리버풀은 디아즈의 오른쪽 돌파에 의한 오픈 찬스가 났지만, 사르의 좋은 태클로 슈팅은 골문을 빗나갔다. 리버풀이 전체적으로 우위. 최전방 압박을 통해 토트넘 골문을 위협했다. 토트넘은 지난 아스널전처럼 유연하게 리버풀의 압박을 벗어나진 못했다. 위험한 장면이 많았지만, 그래도 잘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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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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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4분, 강력한 변수가 발생했다. 커티스 존스가 매우 위험한 플레이로 VAR 끝에 퇴장을 당했다. 첫 판정은 옐로 카드였지만, 이후 비디오 판독 이후 퇴장으로 정정됐다. 경기를 주도하던 리버풀이 갑자기 숫적 열세에 놓였다. 토트넘의 반격이 시작됐다. 리버풀은 전방압박이 풀어졌다. 토트넘의 점유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오히려 손흥민을 중심으로 리버풀의 전방을 압박하면서 리버풀을 위협했다.

클루셉스키의 오른발 돌파가 예리했고, 매디슨의 중거리 슈팅도 예리했다. 골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숫적 우세를 가진 토트넘의 대대적 반격의 신호탄이었다. 오히려 역습을 당하는 듯 했다. 리버풀의 빠른 반격. 루이스 디아즈가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오프 사이드 선언.

손흥민이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다. 그림같은 콤비 플레이가 나왔다. 매디슨의 침투패스. 히샬리송이 제대로 오프 사이드 트랩을 뚫었다. 왼쪽 돌파가 날카로웠고, 땅볼 크로스, 골문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의 발에 걸렸다. 손흥민의 유럽 진출 통산 200호골이 달성됐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20골, 레버쿠젠에서 29골을 기록했고, 토트넘에서 150골을 기록 중이었다. 지난 아스널전에서 멀티 골을 넣었고, 이번 골로 200호골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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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42분, 토트넘은 또 다시 절호의 찬스. 손흥민이 감각적 힐킥, 히샬리송의 왼발 슛이 골대를 강타했다. 토트넘은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전반 인저리 타임. 리버풀의 크로스, 반 다이크의 헤더가 각포에게 연결됐다. 결국 토트넘 골문에서 강력한 터닝 슛. 골망을 갈랐다.

후반 토트넘은 완벽하게 점유율을 장악했다.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매디슨의 왼발 감아차기가 알리송 골키퍼의 슬라이딩 선방에 막혔다. 손흥민이 가슴 트래핑 이후 오른발 대포알 슈팅을 날렸다. 알리송이 또 다시 슈퍼 세이브.


알리송의 잇단 슈퍼 세이브가, 토트넘의 결과를 방해했다. 후반 13분, 너무나 아쉬운 장면이 연출됐다. 매디슨의 스루 패스, 히샬리송, 손흥민으로 이어지면서 골. 하지만 오프 사이드.

토트넘의 절대 우위. 단, 결과물인 골이 나오지 않았다. 리버풀의 살라를 이용한 간헐적 역습이 나왔지만, 위협적이진 않았다. 줄기차게 전방 압박을 가하던 손흥민은 후반 23분 교체됐다. 솔로몬이 대신 나왔다.

후반 23분, 또 다시 퇴장이 나왔다. 디오고 조타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됐다. 이제 리버풀은 그라운드에 9명만 남았다. 후반 27분, 디아즈, 살라, 고메즈 대신, 코나테, 알렉산더-아놀드, 엔도가 투입됐다. 아예 수비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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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계속 흘렀다. 리버풀이 수비에 집중하자, 토트넘은 결정적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리버풀의 사석작전. 토트넘은 좀처럼 좋은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시간이 흘렀고,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듯 했다. 후반 인저리 타임. 6분이 주어졌다. 2분이 남은 상황. 토트넘 포로의 강한 크로스, 좋은 수비력을 보였던 마팁의 클리어가 빗나가면서, 자책골이 됐다. 토트넘의 행운의 골. 결국 승리를 거뒀다.

경기가 끝나고 리버풀 선수들과 팬들은 분노에 휩싸였다. 경기 후 위르겐 클롭 감독은 "오늘 보다 팀이 더 자랑스러웠던 적이 없다. 내가 본 경기 중 가장 불공평한 경기였다. 이렇게 잘못된 판정이 내려진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가장 논란이 된 장면은 따로 있었다. 전반 34분 모하메드 살라가 우측면에서 스루패스를 넣었다. 루이스 디아스가 빠르게 치고 들어가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부심은 깃발을 들었고, 주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발과 디아스의 몸이 동일선상처럼 보였지만, 주심은 원심을 유지했다. VAR이 진행됐음에도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클롬 감독은 "디아스의 골은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심판진은 오프사이드 라인을 잘못 그렸다. 패스가 뿌려지는 순간,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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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선 기사캡쳐
논란이 이어지자 PGMOL는 오심을 인정했다. PGMOL은 성명서를 통해 "리버풀-토트넘전 전반에 중대한 실수가 발생했다. 디아스의 골은 현장 심판진에 의해 오프사이드로 인정되지 않았는데, 이는 명백한 오류였다. VAR을 통해 득점이 인정되어야 했지만 VAR이 사용되지 않았다. PGMOL은 오류가 발생한 상황에 대해 전면적인 검토를 실시할 것이다. 또 PGMOL은 경기가 끝나면 즉시 리버풀에 연락해 오류를 인정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PGMOL의 하워드 웹 위원장은 리버풀 측을 만나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버풀은 곧바로 성명을 냈다. 리버풀은 'PGMOL가 루이스 디아스의 골 취소에 대한 판정이 오심이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며 'VAR이 심판의 압박감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지 못했고, 올바른 판정을 위해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고 후속 개입도 없었다. 이런 오심에 대해 '중대한 인간의 실수'로 분류돼 넘어가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리버풀 구단은 이어 향후 심판 판정의 신뢰성 회복을 위해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리버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퇴장 장면에 대해 항소를 결정했다. 전반 초반 존스의 퇴장 상황에 대해서도 석연찮은 판정이 있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VAR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PGMOL에 녹음 기록을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리버풀은 완전한 투명성을 갖춘 검토를 요구하며, 심판들의 대화 내용을 공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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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PGMOL은 논란의 VAR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녹음본 확인 결과, 놀랍게도 주심과 VAR심판과의 소통 오류로 인해 발생한 오심이었다. 디아스가 득점을 하자 VAR심판은 로메로 발을 경계로 선을 그으면서 "확인 완료, 확인 완료. 괜찮아. 완벽해"라고 했다. 화면 담당자는 좋은 각도를 제공했고, 선을 그은 결과 디아스는 완벽한 온사이드였다.

문제는 주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주심은 이를 오프사이드가 맞다는 것으로 알아들은 것. 주심은 "잘했어! 다들 수고했어"라고 답한 후 경기를 진행했다. 디아스 득점이 취소된 채 경기가 진행되자 리플레이 담당자는 황급히 "잠깐, 온필드 결정은 오프사이드인데? 괜찮아?"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VAR심판은 "오, 맙소사, 뭐라고?"라며 곤란해 했고, 담당자는 "심판은 오프사이드로 결정해 경기를 진행했어"라고 말했다. 이어 "온사이드야. 당장 경기를 지연시켜"라며 판정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미 경기를 시작된 후였다. VAR심판은 "이미 다시 시작했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VAR 심판의 욕설과 함께 이번 녹취록은 마무리됐다. 결국 경기는 진행이 됐고, 리버풀은 최악의 오심의 희생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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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녹음본과 함께 PGMOL은 "영상 속에서 디아스는 분명히 온 사이드 위치에 있었음을 보여줬다"라며 "그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VAR은 현장 판정을 놓쳤다. '체크 완료'라고 잘못 전달한 현장 판정의 실수로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VAR팀은 해당 시점에서 경기를 중단할 수 있는지 고려해 봤지만, 경기 규칙에 따라 VAR 프로토콜이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고, 경기가 재개됐으므로 개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PGMOL은 "이러한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 상황에 대한 검토를 수행했으며, 향후 오류 발생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후속 학습을 시행할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을 약속함과 동시에 "문제의 VAR심판과 보조 심판은 이번 주말에 열리는 EPL 8라운드 경기의 판독관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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