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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가 지난 경기의 아쉬움을 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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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불똥은 김민재에게 튀었다. 실점장면 때문이었다. 오펜다에게 선제골을 내주는 장면에서 김민재가 끝까지 따라가서 막으려고 했지만 슈팅은 발을 맞고 굴절돼 그대로 골문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두번째 실점에서는 스벤 울라이히의 미스가 컸다. 공을 놓친 울라이히의 미스에 김민재가 놀라 몸을 날렸지만, 이미 상대가 슈팅을 날린 후였다. 김민재는 아쉬움에 두 손을 번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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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우스가 친 김민재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비판이다. 그는 김민재가 바이에른행을 확정짓기 전인 지난 6월 개인 칼럼을 통해 '김민재는 정말 좋은 이적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테우스는 '김민재는 정말 좋은 이적이다. 그는 나폴리에서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고, 그 이유만으로도 그는 바이에른에 매우 적합할 것'이라고 했다. 뤼카 에르난데스 대신 바이에른에 합류하는 김민재가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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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구단 역사상 세번째로 높은 금액인 5000만유로에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군사 훈련 여파에도 불구하고, 프리시즌부터 출전 시간을 늘리며 기대를 모았다. 라이프치히와의 슈퍼컵(0대3 패)에서 교체투입돼 공식 데뷔전을 치른 김민재는 리그가 개막한 후에는 부동의 센터백으로 활약 중이다. 베르더 브레멘과의 개막전(4대0 승)에서 선발로 나서 67분을 소화한 김민재는 이어 아우크스부르크와의 홈개막전(3대1 승)에서 80분을 뛰었다. 이어 묀헨글라드바흐와의 3라운드(2대1 승)에서 바이에른 입단 후 처음으로 풀타임 경기를 소화했다. 김민재는 서서히 출전시간을 늘리며 컨디션을 더욱 올리는 모습이었다.
이어 유럽에서 진행된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A매치 2연전을 소화한 김민재는 다시 바이에른의 괴물로 변신했다. 초반 선두 경쟁의 분수령으로 꼽힌 레버쿠젠전(2대2 무)에서도 90분을 모두 뛴 김민재는 주중 맨유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4대3 승)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김민재는 매경기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맨유전에서는 좋은 모습으로 '카이저'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카이저는 바이에른의 절대적인 레전드, 프란츠 베켄바우어가 갖고 있는 별명이다. 그만큼 확실한 수비의 핵으로 자리매감하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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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바이에른은 가까스로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팀을 새롭게 정비했다. 가장 먼저 손을 댄 곳이 중앙 수비였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은 데 리흐트를 축으로 우파메카노와 벤자민 파바르가 중앙을 지켰다.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에르난데스는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바이에른은 에르난데스와 파바르를 정리하고 새로운 수비수 영입를 데려오고 싶어했다. 그게 김민재였다. 바이에른은 김민재 영입에 열을 올렸다. 빌트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직접 화상통화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자철 박주호 등과 함께 한 바 있는 투헬 감독은 이같은 사실을 적극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스타가 즐비한 바이에른은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아끼지 않으며 김민재를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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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진정한 남자다. 키도 크고 스피드도 빠르다"고 칭찬하면서 "이곳에 와서 정말 행복하다. 김민재와 몇 번 영상통화를 했다. 그는 이미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를 사랑한다"라며 "그는 너무 침착하고, 바르다. 그의 표정, 멘탈, 게임, 패스까지 너무 루즈하지도 않고, 높지 않으며, 특이하지도 않다. 이는 내가 빌드업에서 정확히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좋다"고 했다. 이어 "김민재에게 원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정말 좋다. 그의 수비는 매우 용감하고 빠르다. 팀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김민재는 항상 어깨 너머로 도울 수 있는 곳을 찾는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아쉬운 경기로 인해 기류가 바뀌는 분위기다. 김민재를 향해 찬사 일사였던 독일 언론의 반응도 비슷하다. 바이에른 입장에서 김민재의 활약은 대단히 중요하다. 바이에른은 올 시즌 절치부심하며 트레블을 노리는데 수비의 역할이 중요하다. 데 리흐트가 보훔전 무릎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팀에 복귀할 가능성이 생긴 보아텡 역시 당장 경기를 나설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리흐트의 경우 , 무릎 부상으로 아직까지 고통이 크며, 무릎을 제대로 움직이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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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일수도 있다. 분데스리가는 앞서 언급한 튀르키예, 이탈리아와는 또 다른 무대다. 압박의 강도가 남다르다. 바이에른이 좋은 팀이기는 하나, 풀어가는 스타일도 다르다. 공격적인 수비를 했던 이전 팀과 달리, 지금 투헬 감독의 스타일은 김민재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야생마처럼 여기저기를 누비며 공격적인 수비를 했던 것과 달리,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정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후방에서 주로 지키며 커버를 하는데 주로 쓰고 있다. 김민재가 이 역할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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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2022~2023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지난 여름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레전드' 칼리두 쿨리발리를 첼시로 보낸 나폴리는 대체자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한 시즌 동안 최고의 모습을 보인 '한국인 센터백'을 낙점했다. 나폴리는 바이아웃인 2000만유로를 지불하며, 스타드 렌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던 김민재를 하이재킹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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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공격적인 루치아노 스팔레티식 전술 속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로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파비오 칸나바로, 알렉산드로 코스타쿠르타 등 레전드들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맨시티의 후벵 디아스, 존 스톤스, 바르셀로나의 로날드 아라우호, 레알 마드리드의 에데르 밀리탕 등과 함께 올 시즌 최고의 센터백으로 불렸다. 단 한 시즌의 활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폴리 역대 베스트11에 거론될 정도다.
김민재의 맹활약 속 나폴리는 33년만에 감격스러운 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나폴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레전드' 고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6~1987시즌, 1989~1990시즌 이후 세 번째다. 김민재는 한국인 최초로 스쿠데토를 차지했다. 유럽 5대 리그 기준으로, 한국인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것은 맨유의 박지성, 바이에른 뮌헨의 정우영 이후 세번째다. 수비수로는 첫 번째 우승이다. 아시아 선수가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것도 2000~2001시즌 AS로마의 나카타 히데토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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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롱도르는 기본적으로 공격수에게 유리하다. 수비수가 발롱도르를 차지한 것은 2006년 파비오 칸나바로가 가장 최근이다. 이후 버질 판 다이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수상에 실패했다. 이번 30명의 후보 중에서도 과반에 해당하는 무려 15명이 공격수였다. 케빈 더 브라이너, 자말 무시알라, 마르틴 외데가르 등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포함시키면 숫자는 훨씬 많다.
당장 이번 명단에 포함된 수비수는 김민재를 포함해 단 3명 뿐이다. 맨시티의 트레블을 이끈 후벵 디아스와 '천재 수비수' 요슈코 그바르디올 뿐이다. 김민재의 활약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민재는 결국 스스로 다시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김민재는 이날 맹활약으로 다시 한번 가치를 입증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 평점 7.7로 경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볼 터치만 무려 115회였고, 패스 성공률은 92%에 달했다. 클리어링 5회, 블록 1회, 인터셉트 3회, 태클 1회, 결정적인 차단 1회 등 최고의 수비력을 과시했다. 지상 경합 성공 1회, 제공권 경합 성공 5회 등 피지컬적으로도 우월한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업체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평점 7.4점을 부여했다.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무시알라(7.2점) 텔(6.9점) 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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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팀 코펜하겐이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최전방부터 강한 압박으로 바이에른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했다. 바이에른은 빠른 패스로 경기를 풀었다. 코펜하겐은 전반 27분 엘유누시가 헤더를 시도했지만 바이에른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바이에른은 볼점유율을 높이며 공격을 주도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코펜하겐의 수비라인을 깨지 못했다. 바이에른은 전반 45분 자네의 중거리슛이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간게 아쉬웠다. 전반전은 0-0으로 마쳤다. 바이에른이 계속 두드렸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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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은 후반 28분 엘유누시가 결정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살짝 빗겨나갔다. 바이에른은 후반 32분 뮐러, 텔, 고레츠카를 투입했다.
후반 35분 고레츠카의 헤더가 골대를 벗어나 아쉬움을 삼킨 바이에른은 기어코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37분 텔이 역전골을 뽑았다. 뮐러가 만들어주고 텔이 차넣었다. VAR(비디오판독)을 했지만 원심을 유지했다. 다급해진 코펜하겐은 대거 교체 카드를 투입, 동점골을 노렸지만 울라이히 골키퍼의 선방이 빛났다. 바이에른은 어려운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3을 추가했다. 바이에른은 25일 갈라타사라이 원정에 나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