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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의 시간이 맥없이 흘러가고 있다. '전통의 명문' 수원이 제대로 자존심을 구겼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 최하위를 기록하며 K리그2(2부)로 자동 강등됐다. 1995년 창단 뒤 첫 굴욕이다. 수원은 강등 뒤 그라운드 전광판을 통해 '재창단의 각오로 다시 태어나는 수원 삼성이 되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준 대표이사와 오동석 단장은 강등 뒤 사의를 표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수원이 외친 쇄신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강등된 지 열흘이 흘렀지만, 그 어떠한 변화의 움직임도 외부에서 체크되지 않는다. 새 감독 선임은 커녕, '지도부 공백'에 따른 후속 인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원은 염기훈 플레잉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감했다. 염기훈과 구단의 계약은 오는 31일로 끝난다. 새 감독을 선임할지, 혹은 염기훈이 지휘봉을 이어 잡을지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염 감독대행은 강등 뒤 "(수원) 구단과의 일은 지금부터 얘기를 해 나가야 한다. 수원이 됐든 다른 데를 가든 지도자의 삶을 살겠다"고 했다. FC서울(7위), 제주 유나이티드(9위) 등 올 시즌 파이널B에서 허덕이던 팀들이 발 빠르게 사령탑 선임에 나선 것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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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선수단 인건비는 2022년 88억7583만9000원이었다. 그해 K리그2 11개 구단의 연봉 총액은 496억4184만원이었다. K리그2 기준으로 봤을 때 수원의 씀씀이가 이번 강등으로 확 줄이지 않는다면 적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K리그2 무대는 늘 변수가 존재한다. 올해는 '군팀' 김천 상무가 K리그2 판도를 흔들었다. 지난해엔 광주FC가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을 차지했다. 2022년 광주의 선수단 인건비는 50억1879만9000원으로 11개 구단 중 6위에 불과했다. 잦은 변수 탓에 승격 경쟁 자체가 무척 치열하다. 전남 드래곤즈, 경남FC 등은 K리그2 무대로 추락한 뒤 아직 승격하지 못하고 있다. 대전하나시티즌도 2015년 이후 8년만에 K리그1 무대로 돌아왔다.
수원 선수단은 내년 1월 2일 클럽하우스에서 동계 훈련을 시작하며 태국 방콕, 제주에서 전지 훈련한다. 구단은 새 시즌 훈련 전까지 감독 선임 등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팬들은 이런 계획마저 물음표를 달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