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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의 센터서클]정몽규 회장의 새로운→마지막 4년, 다시 찾은 '초심' 결코 잃어선 안돼…KFA, 신뢰 회복 첫 단추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5-02-27 15:27 | 최종수정 2025-02-28 06:30


[김성원의 센터서클]정몽규 회장의 새로운→마지막 4년, 다시 찾은 '초심…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회관에서 제 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열렸다. 정몽규 회장이 4선 연임에 성공했다. 당선 감사 소감을 말한 정몽규 회장. 신문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2.26/

[김성원의 센터서클]정몽규 회장의 새로운→마지막 4년, 다시 찾은 '초심…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회관에서 제 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열렸다. 정몽규 회장이 4선 연임에 성공했다.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정몽규 회장. 신문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2.26/

[김성원의 센터서클]정몽규 회장의 새로운→마지막 4년, 다시 찾은 '초심…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회관에서 제 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열렸다. 정몽규 회장이 4선 연임에 성공했다. 신문선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는 정몽규 회장. 신문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2.26/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두 차례나 무산된 제55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신문선 후보는 몰라도 허정무 후보 측은 뚜껑이 열리기 직전까지도 나름의 표 계산으로 당선을 자신했다. 그러나 '일장춘몽'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이변은 없었다. 다만 득표수가 공개되는 순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탄식이 흘렀다. 그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승리였다. 1차 '과반' 득표를 목표로 했던 정몽규 회장은 유효투표 182표 가운데 156표를 얻어 85.7%의 놀라운 지지를 받았다. 반면 허정무, 신문선 후보는 각각 15표, 11표에 그쳤다. 두 후보는 25% 이상 득표에 실패, 5000만원의 기탁금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2013년 이후 12년 만의 선거전이었다. 지난해 11월 25일 허정무 후보의 1호 출마 선언으로 막이 올랐다. 신문선 후보에 이어 정 회장이 참전했다. 선거전은 혼탁했다. KFA의 후진적인 선거 행정도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법원이 선거를 제지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선거운영위원회 재구성 등 무려 3개월 간의 긴 진통 끝에 정 회장이 4선에 성공했다.


[김성원의 센터서클]정몽규 회장의 새로운→마지막 4년, 다시 찾은 '초심…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회관에서 제 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열렸다. 4선 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이 당선증을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문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2.26/

[김성원의 센터서클]정몽규 회장의 새로운→마지막 4년, 다시 찾은 '초심…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회관에서 제 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열렸다. 정몽규 회장이 4선 연임에 성공했다.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정몽규 회장. 신문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2.26/
한국 축구는 지난해 큰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이 도화선이었다. 절차적인 미숙함은 있었지만 선임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조차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 할 정도였다. 혼돈의 연속이었다. 봇물이 터지자 '팩트'는 중요하지 않았다. 왜곡된 주장이 진실로 둔갑했고, 국회에서도 '난도질'을 당했다. 급기야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감사까지 이어졌다. 한국 축구가 길을 잃었다. 최대 피해자는 선수와 감독 등 현장과 축구팬이었다.

정 회장을 향한 시선도 곱지 않았다. 그 또한 쉽지 않은 출마 결심이었다. 정 회장의 가족이 출마를 만류했다. 기업(HDC)을 경영하는 측면에서 주위의 우려도 컸다. 그러나 이대로 멈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 10년 뒤의 '후회'를 떠올리면서 '가시밭길'을 다시 걷기로 했다. 정 회장은 2013년 '4자 구도'에서 당선돼 KFA 수장에 올랐지만 2016년과 2021년에는 대항마가 없었다. "지난 두 번은 사실상 추대된 것과 마찬가지다. 선거를 하니까 찬바람 불듯 정신이 바짝들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김성원의 센터서클]정몽규 회장의 새로운→마지막 4년, 다시 찾은 '초심…

[김성원의 센터서클]정몽규 회장의 새로운→마지막 4년, 다시 찾은 '초심…
인신 공격과 비방이 판을 친 선거전이었지만 낙선한 허정무, 신문선 후보의 도전은 평가받아야 한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자만하게 된다. 이번 선거는 정 회장을 다시 일깨워준 계기가 됐다. 그는 두 차례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 '현장'을 누볐다. 물거품이 되긴 했지만 첫 번째 선거운동 기간에는 링거까지 맞으며 170여명의 선거인단을 만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이번 선거운동에선 비행기와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을 제외해도 1만5000㎞ 이상을 이동하며 선거인단을 만났다. 만남의 일정이 안 되는 축구인들에게는 일일이 통화해 90%의 선거인단과 직접 소통했다.

책상에서 받는 서면 보고와 현장의 목소리는 분명한 괴리가 있었다. 두 차례의 '무혈입성'으로 '너무 나태했던 게 아니냐'며 반성하고, 자책했다. 현장에서 축구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됐다는 것이 정 회장 측의 전언이다. 그는 '다시, 축구가 함께하는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강도 높은 쇄신과 소통으로 KFA의 신뢰 회복, 한국 축구의 국제적 위상과 경쟁력 제고, 디비전 승강제 시스템 완성,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의 완성과 자립화 등을 공약했다.


[김성원의 센터서클]정몽규 회장의 새로운→마지막 4년, 다시 찾은 '초심…
경주시민운동장/ K3리그/ 2018 K3리그 어드밴스 챔피언십/ 결승 2차전/ 경주시민축구단 vs 이천시민축구단/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선수격려/ 사진 김재훈

[김성원의 센터서클]정몽규 회장의 새로운→마지막 4년, 다시 찾은 '초심…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회관에서 제 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열렸다. 정몽규 회장이 4선 연임에 성공했다. 당선 감사 소감을 말하고 있는 정몽규 회장. 신문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2.26/
현장도 움직였다. 축구계 최대 현안인 축구종합센터 건립은 정 회장 외에 '대안이 없다'는 기류가 형성됐다. 현장에서 가감없이 전달하는 목소리를 듣는 자세에서도 진정성을 느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경쟁자였던 허정무 후보도 27일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축구 현장과 소통하는 모습, 그리고 공약들을 꼭 지켜 대한민국 축구발전을 위해 힘써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정 회장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선거 후 표심을 폄하하는 일부의 '아무 말 대잔치'가 또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선거인단은 물론 한국 축구에 대한 모독이다. 정 회장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마지막 도전'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시 찾은 '초심'을 마지막 임기내내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또 축구팬들의 상처를 하루빨리 어루만져주길 바란다. 이것이 결자해지이고, KFA 신뢰 회복의 첫 단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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