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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표 출신 감독 선수에 갑질, 어수선한 日…대표팀 감독의 회상 "뼈 부러져도 이겨야 했다"

박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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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02 10:00


전 대표 출신 감독 선수에 갑질, 어수선한 日…대표팀 감독의 회상 "뼈 …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일본 축구계가 '파워하라(パワ-ハラ·Power Harassment·권력형 괴롭힘)'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J3(3부리그) 고치 유나이티드는 최근 코치진, 선수 신고로 아키타 유타카 감독을 휴직 처분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첫 본선 진출 대회인 1998 프랑스월드컵 멤버였던 아키타 감독은 고치 지휘봉을 잡은 지 반 년 만에 불명예의 주인공이 됐다. 다만 고치 구단은 '양측의 의견 차가 있기 때문에 특별 조사위원회를 꾸려 진상을 조사한 뒤 최종 처분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키타 감독은 "내 지도 방식으로 상처 입은 이들이 있다는 것에 송구하다"며 "지금까지 지도자 생활을 하며 의도적으로 상대를 괴롭히려 한 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나온 것에 깊이 반성한다. 향후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은 최근 도쿄 베르디-가와사키 프론탈레전을 관전한 뒤 이번 사건과 관련한 질문에 답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아직 사실 관계를 파악하지 못했고, 결정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면서도 "나 자신도 주의해야 할 것 같다. 소위 조직, 팀 리더라고 불리는 이들이 강하게 말하는 건 해석에 따라 괴롭힘이 될 수도 있다. 그 한 사람 때문에 많은 이들이 불공정한 활동 중단이나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도자가 자신의 지적을 받아야 하는 이들의 눈치를 보면서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게 사실 선수나 학생에게 가장 불행한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1987년 실업팀 마쓰다 자동차(현 산프레체 히로시마)에서 데뷔한 모리야스 감독은 2001년까지 활약한 뒤 2003년 베갈타 센다이에서 은퇴했다. 1990년대 초중반 일본 대표팀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자신의 현역 시절에 대해 "(지도자에게) 맞는 게 당연한 시대였다. 피가 나도, 뼈가 부러져도 싸우고 이겨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물론 '더 강하게 부딪쳐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모든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보다 내 나름대로 소화시켜 기량과 발전에 연결시키는 능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목소리를 낸 사람들을 무조건 정의로 여기고 가해자-피해자를 가르는 것도 어쩌면 선입견일 수도 있다"며 객관적인 관점에서의 평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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