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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이명재(32·대전)는 군 복무(상무) 시절을 제외하고 K리그에선 울산 HD의 '원클럽맨'이었다. 그는 지난 시즌 울산에 3년 연속 우승을 선물한 후 계약 만료와 함께 떠났다.
이명재가 비로소 골로 화답했다. 공교롭게도 상대가 친정팀인 울산이었다. 이명재는 23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3라운드에서 팀이 0-1로 뒤진 전반 44분 동점골을 터트리며 대전의 2대1 역전승을 이끌었다.
만감이 교차했다. 그는 "상상도 못했다. 대전으로 이적하고 또 문수에서 오랜만에 골까지 넣었다. 골을 넣은 건 기분이 좋았다. 한편으로는 뭉클한 마음도 있었다. 지금 대전에 있고, 대전을 위해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남은 경기 준비를 더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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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재는 서른 살이 넘은 지난해 A매치에 첫 발탁됐다. 해외 이적 후 태극마크와 멀어졌지만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뇌리에는 울산에서 함께했던 이명재라는 이름 석자가 있다. 경쟁력을 보인다면 언제든지 복귀가 가능하다.
대전에는 울산에서 함께했던 주민규와 임종은 등이 포진해 있다. 이명재는 "해외 생활에 후회없다. 재밌었고, 즐거웠다. 더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계약기간 등에 얘기가 잘 안돼 빨리 좋은 팀에서 경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돌아왔다. 대전에 와서 종은 형, 민규 형과도 다시 만나 좋았지만 다른 선수들이 먼저 다가와 주고 착하게 대해줘 빨리 적응했다. 팀 분위기가 좋다. 감독님도 잘 이끌어줘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울산 복귀가 아니고 왜 대전일까. "솔직하게 울산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이야기가 잘 안됐다. 그런 상황에서 황 감독님이 원한다는 얘기를 들었고, 나를 원하는 팀으로 가고 싶었다. 새로운 팀에서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가짐도 있었다. 황 감독님이 하고자 하는 축구에 입혀가는 과정이고, 적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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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재는 마지막으로 "원정 버스를 타고 와 울산에 도착했을 때 기분이 그렇더라. 첫 원정이지만 오래 있었던 곳이라 편안했다. 골 세리머니를 안 했는데 중계에 잡혔을지 모르지만 울컥하면서 눈물이 나더라. 울산은 다 친한 선수들이다.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대전은 5월 24일 대구FC전에서 승점 3점(2대1 승)을 챙긴 후 6경기에서 1패 후 5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명재에 이어 김준범의 극장 역전 결승골을 앞세워 7경기 만에 환희를 누렸다. 대전은 2위(승점 39)로 다시 올라섰다.
반면 울산은 반전에 실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3전 전패, 코리아컵에서는 4강 진출이 좌절됐다. K리그1에서는 5경기 연속 무승(2무3패)이다. 승점 30점, 7위가 현주소다.
이명재가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