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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부끄럽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는 축사에 나선 LA 시의원의 멘트에 의해 산산조각 났다.
헤더 허트 의원은 축사에서 "LA 코리아타운은 한국을 제외한 모든 도시 중 가장 한국인이 많은 곳이다. 이 나라 최고의 음식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며 "LA는 아름다운 도시다.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도시에 온 걸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LA FC가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선수를 데려왔다"며 "(손흥민에게) 부담을 주려는 건 아니지만, (북중미)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LA에 있는 모두가 월드컵에서 미국의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 모두가 손흥민 당시이 미국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도록 응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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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들도 실소를 터뜨렸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허트 의원은 손흥민 같은 선수가 LA에서 뛸 수 있는 것에 기쁘다는 말을 하고 싶었겠지만, 월드컵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모르는 것 같다'며 '손흥민의 조국 대한민국은 이미 북중미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축구 팬들도 난리가 났다. SNS를 통해 허트 의원의 발언에 '창피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팬은 '정말 부끄럽다'는 댓글을 남겼고, 또 다른 팬은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라는 글을 적었다. '축구 행사에 축구와 관련 없는 이를 초대하는 건 관둬', '정말 고통스런 장면이었다'는 글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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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S는 미국 4대 프로 스포츠로 꼽히는 야구, 미식축구, 농구, 아이스하키보다 관심 받지 못하는 '비인기리그'였다. 하지만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며 비주류 이미지를 조금씩 탈피해왔다. 리오넬 메시에 이어 손흥민까지 영입하며 세계적 스타를 품을 수 있는 자본과 토대를 갖춘 리그라는 점도 입증했다. 그러나 허트 의원의 발언은 여전히 '사커(축구의 미국식 명칭)'가 갈 길이 여전히 멀다는 점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