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집에 온 것 같다" LA서 만난 '토트넘 전 현직 캡틴' 손흥민-요리스의 진한 포옹...5년 전 사건에 "내가 실수했다"

기사입력 2025-08-09 16:00


"집에 온 것 같다" LA서 만난 '토트넘 전 현직 캡틴' 손흥민-요리스…
사진캡처=LA FC SNS

"집에 온 것 같다" LA서 만난 '토트넘 전 현직 캡틴' 손흥민-요리스…
사진캡처=ALL OR NOTHING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LA맨'이 된 손흥민(33·LA FC)이 마침내 위고 요리스와 재회했다.

9일(한국시각) LA FC는 공식 SNS를 통해 손흥민과 요리스가 훈련장에서 만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손흥민과 요리스는 해맑은 미소와 함께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요리스가 "쏘니"라고 부르며 손흥민을 안자, 손흥민은 "집에 온 것 같다"며 요리스의 등을 쓰다듬었다.

1년 7개월 만의 재회다. 요리스는 2023년 12월 토트넘을 떠나 LA FC로 이적했다. 2012년 여름 리옹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요리스는 주전 골키퍼로 맹활약했다. 2013년부터 무려 8년간 주장 완장을 찼다. 공교롭게도 요리스의 후임이 손흥민이었다. 2023년 여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며 새판짜기에 나섰던 토트넘은 새로운 주장으로 손흥민을 택했다. 구단 역사상 첫 아시아 캡틴이었다.

2015년 여름 손흥민이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으며, 함께 토트넘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둘은 한때 불편했던 기억도 있다. 2020년 7월 에버턴전 전반을 마치고 라커룸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요리스가 갑자기 손흥민에게 달려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손흥민도 요리스에게 달려가 소리치며 반박했다. 주변 동료들이 말린 후 훈훈하게 마무리됐지만, 이 사건은 두고두고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이 장면은 아마존 프라임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All or Nothing(모 아니면 도)'을 통해 고스란히 공개됐다.


"집에 온 것 같다" LA서 만난 '토트넘 전 현직 캡틴' 손흥민-요리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인연의 끈은 올 여름 다시 이어졌다. LA FC는 7일 구단 채널을 통해 손흥민의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1+1'이다. LA FC는 '손흥민은 2027년까지 '지정 선수(Designated Player·샐러리캡을 적용받지 않는 선수)'로 등록되며, 2028년까지 연장 옵션이 있다. 추가로 2029년 6월까지의 옵션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구단은 손흥민의 이적료와 연봉을 공개하지 않았다. BBC 등 해외 매체에선 이적료는 2000만파운드(약 368억원), 연봉은 1000만달러 이상으로 MLS 전체 3위 수준으로 알려졌다.

6일 멕시코 클럽인 티그레스와의 리그스컵 경기가 열린 미국 BMO 스타디움을 찾아 팬들과 미리 인사나눈 손흥민은 오피셜 발표 직후 첫 기자회견에 나섰다. 손흥민의 입단식에는 존 토링턴 LA FC 공동 회장 겸 단장, 베넷 로젠탈 수석 구단주 등 구단 관계자 외에 캐런 배스 LA 시장을 비롯해 데이브 민 연방 하원의원, 헤더 허트 LA 시의원, 김영환 주 대한민국 총영사 등 지역 정치인들도 자리했다. 축구의 인기가 높지 않은 미국에서, 선수 입단식에 거물 정치인이 자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은 "안녕하세요", "환영합니다" 등 한국어로 손흥민의 LA FC 입단을 환영했다.


"집에 온 것 같다" LA서 만난 '토트넘 전 현직 캡틴' 손흥민-요리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배스 시장은 "오늘은 우리 LA에 있어 정말 신나는 날이다. 수백만의 '앤젤리노(LA 사람)'와 전세계 축구 팬들을 대표해 손흥민이 LA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쏘니'가 공식적으로 앤젤리노가 됐음을 선언하겠다"며 액자로 특별 제작한 시민증을 선물로 수여했다.

많은 팬들의 환호 속에 입을 연 손흥민은 "꿈이 이루어졌다. LA는 엄청난 도시다. 이곳에 우승하러 왔다"고 했다. 손흥민은 올 여름 미국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는 "LA FC는 첫번째 옵션이 아니었다"고 깜짝 고백했다.


손흥민이 LA FC행을 결심한 이유가 있었다. 첫번째는 구단주의 적극적인 설득이었다. 손흥민은 "시즌 종료 후 존이 첫 통화로 내 마음을 바꿨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나에게 비전을 보여줬다"고 했다.

두번째는 요리스의 존재였다. 손흥민은 "요리스는 여전히 나의 주장이라 좋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아니면 라커룸에서 혼날지도 모른다"고 미소를 지은 뒤, "LA FC행 루머가 처음 나왔을때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좋은 이야기를 해줬고, 결정하는데 도움을 줬다. 아직 그를 만나지 못했지만, 우리는 그간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다시 만나서 기쁘다, 캡틴"이라고 했다.


"집에 온 것 같다" LA서 만난 '토트넘 전 현직 캡틴' 손흥민-요리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집에 온 것 같다" LA서 만난 '토트넘 전 현직 캡틴' 손흥민-요리스…
NASHVILLE, TENNESSEE - JUNE 20: Hugo Lloris #1 of LAFC reacts following the team's elimination from the Club World Cup during the FIFA Club World Cup 2025 group D match between Los Angeles Football Club and Esperance de Tunis at GEODIS Park on June 20, 2025 in Nashville, Tennessee. Richard Pelham/Getty Images/AFP (Photo by Richard Pelham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Getty Images via AFP)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요리스 역시 손흥민과의 재회에 놀란 듯 했다. 그는 ESPN과 인터뷰를 통해 "LA FC에서 손흥민과 다시 함께하게 돼 놀랍다"며 "손흥민은 LA FC 유니폼을 입고 새로 출발하지만 야망과 동기 부여는 같다. 뛰어난 경쟁자다. 2년 동안 토트넘의 주장을 맡아왔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손흥민이 LA FC에 올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며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지난 10년 동안 모든 것을 쏟아냈고, 유로파리그 우승까지 맛봤다. 손흥민의 합류는 우리 팀에 좋은 일이다. 배울 게 많은 모범적인 선수여서 팀에 큰 임팩트를 남길 것 같다"고 했다.

요리스는 5년 전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그는 "솔직히 (그 장면을)좋아하지 않는다. 그 장면이 주는 인상을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결국에는 우리가 너무나 좋은 관계였다"고 했다. 이어 "나와 손흥민은 아주 가까웠다. 그것은 결과에 대한 압박, 당시 4위 안에 들기 위한 열망 등이 나온 장면이었다"며 "결국 우리는 투쟁적이었고 스스로를 표현하면서 선을 넘기도 한다. 경기 후에 이미 경기는 끝나고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라커룸에선 그런 장면이) 일상이다. 그 땐 내가 실수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