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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전 크리스탈 팰리스 수비수 모세스 스와이부(36)의 삶은 승부조작의 유혹이 어떻게 한 명의 선수를 망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때 범죄 조직이 유혹의 손길을 내밀었다. 메이페어의 한 5성급 호텔에서 승부조작의 거물로 여겨지는 댄 탄(탄 시트 엥)으로부터 거절하기 어려운 제안을 받았다. "줄담배를 피우는 댄은 키가 1m65도 채 되지 않은 것 같았지만, 존재감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라고 회상했다. 댄은 이 자리에서 익일 고의로 경기를 지면 2만파운드(약 3700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스와이부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며 어두운 세상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팀내 주전 센터백이자 주장인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결과를 바꿀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 수비할 때 잘못된 위치를 잡는 법, 엉뚱한 곳으로 달리는 법, 자신이 실제로 실수를 저지른 후 동료들에게 짜증을 내는 법을 익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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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존 고티'로 불린 스와이부는 페라리를 타고 런던 터널을 질주했다. 점점 그는 승부조작 세계의 거물로 존재감을 떨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다른 범죄조직을 감시하던 국가범죄수사국(NCA)에게 덜미가 잡혀 중국 식당에서 체포돼 징역 16개월을 선고받았다. 전 동료이자 스카우트 담당자인 델로이 페이시는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스와이부는 "감옥 생활은 정말 힘들었다. 폭력, 단조로움, 절망, 하지만 날 무너뜨린 건 딸 탈리야의 접견이었다. 탈리야가 날 보러 온 순간 나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라고 감정에 북받쳐 말했다.
징역을 마친 스와이부는 국제축구연맹(FIFA) 등과 협력을 통해 승부조작 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