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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나라' 한국에서 뛰기 위해 독일을 포기한 카스트로프의 아름다운 도전…"좋은 선수" 평가 내린 洪의 결정만 남았다

기사입력 2025-08-14 06:10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서 뛰기 위해 독일을 포기한 카스트로프의 아름다운…
출처=옌스 카스트로프 SNS 캡쳐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서 뛰기 위해 독일을 포기한 카스트로프의 아름다운…
출처=옌스 카스트로프 SNS 캡쳐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과거 신의손(본명 발레리 사리체프) 천안시티 코치가 대한민국에 귀화해 K리그 무대를 누빈 적은 있지만,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에 귀화 선수가 뛴 사례는 없었다. 전북 현대에서 뛰던 브라질 공격수 에닝요가 2012년 특별귀화를 신청했지만 끝내 무산된 바 있다. 세징야(대구)도 귀화설만 돌았을 뿐이다. 농구를 비롯한 타 종목은 세계 흐름에 발맞춰 일찌감치 전력 강화를 목적으로 귀화 선수를 받아들였지만, 축구만큼은 쉽사리 귀화의 문을 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한국 축구가 1948년 런던올림픽을 통해 국제 무대에 데뷔한 지 75년이 지나 대표팀에서도 첫 귀화 선수가 생길 조짐이다.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인 옌스 카스트로프(22·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독일축구협회(DFB)에서 대한축구협회(KFA)로 '축구 국적'을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협회 변경 플랫폼에는 11일(한국시각) 카스트로프의 소속 협회가 DFB에서 KFA로 변경된 것으로 나와있다. FIFA 회원국 선수 중 가장 최근에 협회를 변경한 사례이자, 플랫폼이 개설된 뒤 KFA에 새로운 회원(선수)이 가입한 최초의 사례다. FIFA는 이 리스트에 대해 '대표팀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새로운 MA(선수자격위원회)로 소속을 변경한 선수들이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국가대표팀에서 뛰기 위한 공식 절차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KFA 관계자는 "카스트로프가 한국 대표팀에 대한 의지가 있고, 협회와 대표팀도 해당 선수의 대표팀 차츨 가능성을 두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왔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FIFA를 통한 소속 협회 변경으로 선수를 직접 선발하여 테스트할 수 있는 행정절차를 밟았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카스트로프는 과거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는 독일인이지만, 어머니가 한국 출신이라 인연이 꽤 있다. 한국에 여러 번 가봤다. 한국은 정말 아름다운 나라다. 사람들과 문화가 훌륭하다. 내겐 독일뿐만 아니라 한국 국기도 있다"라고 한국행에 대한 열린 자세를 드러낸 바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은 카스트로프의 전 소속팀인 뉘른베르크로 코치를 파견해 기량을 살폈다. 홍명보호 코칭스태프도 2월 직접 현장에서 카스트로프의 경기를 관전하고, 선수측과 만남도 가졌다. 홍명보 감독은 "카스트로프를 둘러싸고 (병역 등)복합적인 문제가 있다"며 "좋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라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3월 A매치 명단에 포함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장기적 측면으로 보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속 협회가 KFA로 변경되었다는 건 '복잡한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홍명보호는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이후에 치르는 첫 A매치를 카스트로프 등 새로운 선수를 점검할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내년 북중미월드컵 개최국인 미국에서 미국(6일), 멕시코(9일)와 두차례 친선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10월엔 국내에서 파라과이(14일) 등 두 팀과 평가전을 갖는다.

독일 각급 연령별 대표를 지낸 카스트로프는 독일 축구 시스템에서 익힌 포지셔닝과 왕성한 활동량, 저돌적인 태클 등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중원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자원이다. 다만 소속 협회가 변경되었다고 당장 대표팀에 발탁될 지는 속단하긴 어렵다. 어디까지나 선수 선발권은 홍 감독에게 있고, 2025~2026시즌 초반 퍼포먼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쾰른 유스 출신으로 쾰른, 뉘른베르크를 거쳐 이번 여름 분데스리가 명가 묀헨글라트바흐로 이적료 450만유로(약 67억원)에 이적한 카스트로프는 지난 시즌 말미에 입은 부상에서 회복해 프리시즌을 소화했다. 25일 함부르크와의 2025~202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전서 데뷔를 노린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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