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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벌써 그립습니다…"'EPL=韓'은 옛말, 日 전세역전" EPL 개막전 '8분vs203분'…그저 부러운 다나카의 데뷔

기사입력 2025-08-20 12:33


손흥민, 벌써 그립습니다…"'EPL=韓'은 옛말, 日 전세역전" EPL …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뉴캐슬의 경기, 손흥민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3/

손흥민, 벌써 그립습니다…"'EPL=韓'은 옛말, 日 전세역전" EPL …
개막전에 교체로 출전한 황희찬.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세계 최고의 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한국인 선수들의 위상이 몰라보게 줄었다. 10년간 한국 축구의 얼굴 마담이었던 손흥민(LA FC)의 이적 여파다.

긴 여름잠에서 깨어난 EPL 20개팀이 16~19일(한국시각) 2025~2026시즌 개막전을 펼쳤다. '더 코리안가이' 황희찬(울버햄튼)이 '해버지' 박지성부터 시작된 한국인 프리미어리그의 명맥을 이었다. 17일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1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37분 스트란드 라르센과 교체투입해 8분 출전했다.

결과는 암담했다. 2024~2025시즌 부진을 딛고 다시 우승에 도전하는 맨시티를 상대로 전반 34분 엘링 홀란, 37분 티자니 레인더르스, 후반 16분 홀란, 후반 36분 라얀 셰르키에게 릴레이 골을 헌납했다. 황희찬은 패색이 짙은 시점에 투입됐고, 경기는 그대로 울버햄튼의 0대4 참패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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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8분'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현재 위상을 말해준다. 손흥민이 퇴장 징계로 결장한 2019~2020시즌 개막전 이후 가장 낮은 출전시간이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꼬박 10년간 토트넘 소속으로 EPL 최고의 스타로 활약한 손흥민이 미국프로축구(MLS)로 진출하고, 토트넘 소속 양민혁(포츠머스)과 브라이튼(엑셀시오르) 소속 윤도영, 브렌트포드 소속 김지수(카이저슐라우테른)가 나란히 임대를 떠나면서 황희찬은 홀로 외롭게 EPL을 지키고 있다. 개막전 애스턴 빌라전 교체명단에 깜짝 포함된 박승수(뉴캐슬)는 냉정히 아직 1군 레귤러라고 보긴 어렵다. 뉴캐슬은 개막전 직후 애스턴 빌라 소속 공격형 미드필더 겸 윙어 제이콥 램지를 750억원에 달하는 이적료로 영입했다. 공격수 알렉산더 이삭의 태업 파동과 미드필더 조 윌록의 부상 덕에 엔트리에 진입을 할 수 있었던 건데, 박승수는 램지의 합류로 21세팀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황희찬도 울버햄튼의 선발 멤버도 아니다. 비토르 페레이라 울버햄튼 감독은 지난시즌 후반기 도중 울버햄튼 지휘봉을 잡은 후 황희찬을 벤치로 내렸다. 심지어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뛸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라'는 메시지까지 던졌다. 그리고 어김없이 시즌 개막전에 황희찬을 조연으로 활용했다.


손흥민, 벌써 그립습니다…"'EPL=韓'은 옛말, 日 전세역전" EPL …
미토마 가오루.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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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아오. 로이터연합뉴스
같은 개막전에서 일본인 프리미어리거 3명이 첫 경기를 소화했다. 일본 대표팀 주장이자 수비형 미드필더인 엔도 와타루(리버풀)는 본머스전에서 후반 15분 제레미 프림퐁과 교체돼 30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4대2 승리를 뒷받침했다. '일본 손흥민'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는 풀럼전(1대1 무승부)에서 왼쪽 날개로 선발출전해 후반 38분 교체될 때까지 83분간 뛰었다. 새 시즌도 확고한 주전이다.

다른 미드필더 다나카 아오(리즈)는 자신의 EPL 데뷔전에서 펄펄 날았다. 20일 에버턴과의 홈 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다나카는 후반 추가시간 4분 교체될 때까지 폭발적인 에너지를 뽐내며 팀의 1대0 승리를 뒷받침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라고 호평했고, 다른 매체 '바벨'은 평점 10점 만점에 10점을 매겼다.

'해버지' 박지성의 EPL 데뷔전이 떠오른 활약이었다. 박지성은 2005년 8월 맨유 유니폼을 입고 에버턴을 상대로 깜짝 선발출전해 83분간 '산소 탱크'다운 활동량으로 EPL 축구팬들에게 박지성이란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2021년 유럽 무대로 진출한 뒤 포르투나 뒤셀도르프와 리즈 소속으로 각각 독일 2부와 잉글랜드 2부 무대만 누빈 다나카는 16호 일본인 프리미어리거로서 EPL에서 통할 수 있는 실력을 지녔다는 걸 증명했다.


손흥민, 벌써 그립습니다…"'EPL=韓'은 옛말, 日 전세역전" EPL …
2020년 이후 한국-일본 EPL 개막전 출전시간 비교. (단위 분)

일본은 엔도, 미토마, 다나카의 출전시간을 더해 총 203분을 뛰었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개막전 출전시간인 8분과는 비교가 어렵다. 2023~2024시즌부터 전세가 역전됐다. 당시 EPL 개막전에서 한국 선수들이 102분, 일본 선수들이 130분을 뛰었다. 2024~2025시즌엔 한국이 180분, 일본이 189분을 뛰었다. 한국이 손흥민 황희찬 듀오에만 의존할 때, 일본은 프리미어리그가 하나둘 늘었다. 올 시즌 일본이 5, 한국이 2이다.

무릎 부상으로 개막전에 결장한 일본 국가대표 미드필더 가마다 다이치(크리스탈 팰리스)가 복귀하고, 일본 신성 수비수 다카이 고타(토트넘)가 부상을 털고 데뷔를 한다면 앞으로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EPL 소속 선수의 숫자부터 차이난다. 현지 루머대로, 남은 이적시장 기간 동안 '천재 미드필더'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팰리스 혹은 아스널에 합류하지 않는다면, 황희찬이 외로운 '한-일전'을 벌어야 한다. 황희찬 역시 팰리스 임대설에 휩싸였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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