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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리포트]'26G 무패' 전북 철옹성 녹인 포항 '용광로 축구', 2025 K리그1 최고 명승부 탄생

기사입력 2025-08-24 23:45


[포항 리포트]'26G 무패' 전북 철옹성 녹인 포항 '용광로 축구', …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리포트]'26G 무패' 전북 철옹성 녹인 포항 '용광로 축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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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뭘 해도 되는 팀이 있는데 지금 전북이 딱 그런 케이스다."

24일 포항스틸야드.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은 전북의 무패 행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패배를 잊은 지 벌써 5개월이 넘었다. 3월 16일 포항전 2대2 무승부를 시작으로 K리그1에서 22경기 연속 무패(17승5무)를 기록했다. 4강 1차전까지 치른 코리아컵 무패(3승1무) 기록은 덤이다. 징계, 부상, 로테이션 등 갖가지 변수 속에서도 전북은 귀신 같이 패배를 피하고 있다. 주전 7명을 바꾼 채 나선 강원FC와의 코리아컵 4강 1차전에선 선제골 이후 동점 허용 뒤 역전 위기에 빠졌음에도 1대1 무승부를 거두기도.

포항은 올 시즌 전북을 상대한 두 경기 모두 2득점 경기를 했다. 올해 K리그1에서 전북이 특정팀에 연속 2실점을 한 건 포항이 유일하다. 그러나 상대전적은 전북이 1승1무로 우세했다. 지난달 19일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맞대결에서 포항은 먼저 두 골을 넣었음에도 전북에 3실점하며 역전패 한 바 있다. "결과가 따라오지 않은 건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난 전북전을 돌아본 박 감독은 "상대에게 운이 따르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 뭘 해도 되는 팀이 있는데 지금 전북이 딱 그런 케이스"라고 말했다. 그는 "전북은 워낙 좋은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데다 운까지 따르고 있다. 아기자기함 보다는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하고 이에 상대가 대처하지 못하는 것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포항 리포트]'26G 무패' 전북 철옹성 녹인 포항 '용광로 축구', …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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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북의 거스 포옛 감독은 콤파뇨 대신 티아고를 최전방 원톱으로 배치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는 콤파뇨가 모두 선발로 나선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사실 예상 못한 부분"이라면서도 "아무래도 지난 경기를 보고 제공권 보다는 스피드,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준비한 부분이 있다"고 눈을 빛냈다. 최근 3연승 중인 가운데 갖는 전북전. 박 감독은 전북 무패 저지 여부에 대해 "우리도 중요한 시점이다. 지난 홈 역전패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로 작용할 것이다.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도 포항은 잇달아 전북 골망을 갈랐다. 경기 시작 12초 만에 조르지가 벼락골을 터뜨렸다. 전반 11분 오베르단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고 티아고에게 실점, 1-1 동점이 됐다. 그러나 전반 24분 세트피스에서 수비수 박승욱이 추가골을 넣으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전반 막판 주닝요가 추가골 기회를 성공시키지 못하는 듯 했으나, VAR을 거쳐 선언된 페널티킥에서 조르지가 기회를 성공시켜 3-1까지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전북은 후반전 감보아를 시작으로 이승우, 권창훈, 콤파뇨를 차례로 내보내며 추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포항의 라인을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포항은 후반에도 역습으로 추가골을 노렸고, 결국 두 골차 리드를 지키며 이날 경기장을 찾은 1만여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운수 좋던' 전북이 27경기, 5개월여 만에 패배를 맛본 날, 스틸야드는 용광로처럼 들끓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이길 만한 경기를 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앞선 역전패를 완벽하게 설욕한 것에 기쁘다. 선수들이 그동안 집중해 꼭 이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게 오늘 승부에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력을 보면 앞으로 우리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는 희망을 보여준 것 같다. 이 흐름을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포옛 감독은 "승리한 포항에 축하를 전한다. 포항의 도전에 맞서려 했지만 패했다. 그동안 상대 약점을 파고들면서 득점에 성공했지만, 오늘은 이른 시간에 예상치 못한 실점을 하면서 흔들렸다. 동점을 만들긴 했지만, 상대가 제한적인 기회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했다"고 분석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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