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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완전 망했다'는 표현이 전혀 과하지 않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처참하게 무너져내렸다. 심지어 상대는 4부리그 팀이었다. 패배의 후폭풍이 곧 거세게 불어닥칠 듯 하다.
특히 맨유는 지난 시즌 리그 15위, 유럽대항전 탈락 등의 치욕적인 결과를 만회하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통해 전력을 강화한 상태였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마테우스 쿠냐, 브라이언 음뵈모, 벤자민 세슈코를 영입하는 데 무려 2억파운드(약 3763억원)의 거금을 투자했다. 거의 사활을 걸고 팀 전력 강화에 힘을 쏟아 부은 상황이었다.
후벵 아무림 맨유 감독도 이날 경기에 설렁설렁 임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EPL 개막 후 2경기 무승(1무1패)으로 부진한 출발을 한 터라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맨유는 전반 22분 만에 실점했다. 그림즈비가 역습 상황을 잘 이용해 맨유 페널티박스를 뚫었다. 이어 찰스 버냄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어 전반 30분 그림즈비의 코너킥 상황 때 맨유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가 어처구니없는 위치선정 실수를 저지르며 추가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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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간신히 만회골이 터졌다. 후반 30분에 '이적생' 음뵈모가 맨유 데뷔골을 터트리며 1-2를 만들었다. 이어 후반 44분에 코너킥 찬스 때 해리 매과이어가 헤더 동점골을 넣으며 간신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길 기회도 찾아왔다. 후반 추가시간에 세슈코가 문전 골 찬스를 얻었는데, 골대 위로 날렸다.
결국 2-2로 비긴 두 팀은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여기서도 어이없는 '막상막하 승부'가 펼쳐졌다. 무려 26명의 키커가 등장한 끝에 그림즈비가 12-11로 승리했다. 맨유의 마지막 키커로 나온 음뵈모는 실축 후 고개를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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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매체 TBR풋볼은 '맨유가 그림즈비에 패배하며 또 다시 굴욕을 겪었다'며 '특히 맨유에 부임한 뒤 450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하고, 복리후생 지출까지 줄이며 비용절감에 매달려 온 짐 랫클리프 구단주가 이번 카라바오컵 조기 탈락으로 얼마나 많은 돈을 잃었는지 알게되면 크게 분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단 맨유는 이날 패배로 7000파운드(약 1317만원)의 2라운드 승리수당을 받지 못하게 됐다. 7000파운드는 사실 그리 큰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TBR풋볼은 '맨유가 만약 2023년 에릭 텐 하흐 감독 시절처럼 카라바오컵에 남아 우승했다면, 총 18만7000파운드(약 3억5200만원)를 구단 재정에 보탰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18만7000파운드도 사실 구단 재정규모로 본다면 그리 큰 돈이라 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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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아모림 감독에 대한 조기경질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용문제 때문에 아모림 감독을 경질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맨유는 이번 시즌에도 참담한 상황을 겪어야 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