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 명은 떠나고, 두 명은 못 뛰고" '빅리그 유럽파 삼대장' 사실상 해체 수순…9월 美 출국→북중미월드컵 앞둔 홍명보호의 고민

기사입력 2025-09-01 06:00


"한 명은 떠나고, 두 명은 못 뛰고" '빅리그 유럽파 삼대장' 사실상 …
로이터연합뉴스

"한 명은 떠나고, 두 명은 못 뛰고" '빅리그 유럽파 삼대장' 사실상 …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월드컵 시즌' 개막 후 주요 유럽파들의 제한적인 출전 시간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진다. 핵심 선수가 경기 감각이 다소 떨어진 채로 9월 A매치 2연전에 나서는 건 홍명보호 입장에선 악재다.

'유럽파 삼대장'의 대장격인 손흥민(33·LA FC)이 이번 여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로 떠난 가운데, '괴물 수비수'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 '천재 미드필더' 이강인(24·파리생제르맹)이 소속팀에서 백업 역할에 그치고 있다. 소위 유럽 빅리그 소속으로 확고한 주전 입지를 다진 선수는 마인츠 미드필더 이재성 한 명이다. 이재성은 쾰른과의 2025~2026시즌 독일분데스리가 개막전, 로젠보르그와의 유럽컨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1, 2차전 등 3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해 총 262분을 뛰었다.

마인츠와 같은 리그를 누비는 김민재의 사정은 썩 좋지 않다. 김민재는 8월 31일 아우크스부르크와의 2025~2026시즌 독일분데스리가 2라운드에서 교체명단에 포함됐으나, 팀이 3대2로 승리한 경기에서 끝내 경기에 투입되지 않았다. 뱅상 콩파니 뮌헨 감독은 요나탄 타와 다욧 우파메카노 조합이 후반 2실점을 한 상황에서도 김민재 카드를 빼들지 않았다. 김민재는 라이프치히(6대0 승)와의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선 후반 교체로 22분을 뛰었다. 예상한대로 센터백 '3옵션'처럼 투입되고 있다.


"한 명은 떠나고, 두 명은 못 뛰고" '빅리그 유럽파 삼대장' 사실상 …
AFP연합뉴스
이강인은 낭트와의 프랑스 리그1 개막전에서 선발로 61분 뛰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으나, 2라운드 앙제전에서 후반 막반 교체로 9분을 뛰었고, 31일 툴루즈전에선 벤치에 머물렀다. 파리생제르맹(PSG)은 유럽챔피언스리그와 같은 주중 경기없이 스트레이트로 리그 3경기를 치렀다. 로테이션을 돌릴 필요성이 적다보니, '스쿼드 플레이어'로 여겨지는 이강인의 출전시간이 자연스레 줄었다. 팀이 '쿼드러플(4관왕)'을 달성한 지난 시즌 후반기 이후부터 반복된 패턴이다. PSG는 이강인이 결장한 툴루즈전에서 주앙 네베스의 해트트릭을 포함 6골을 폭발하며 6대3 승리, 리그 3연승을 질주했다. 각 포지션에 최고 레벨의 선수가 버티고 있어 이강인이 주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다.

타팀 이적은 커리어에 반등을 꾀할 수 있는 옵션이다. 김민재와 이강인은 때마침 이번 여름 이적시장 내내 타팀 이적설과 연결됐다. 김민재는 인터밀란과 같이 주로 이탈리아 세리에A 클럽과 링크가 됐고, 이강인은 노팅엄 포레스트 등 EPL 클럽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공신력있는 현지 매체 보도로는 두 선수 모두 잔류가 유력한 상태다. 콩파니 감독과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이 김민재와 이강인의 잔류를 원한다고 한다. 이 말은 같은 포지션의 주전 자원이 부상, 경기력 난조 등을 이유로 결장하지 않으면 당분간은 짧은 시간 출전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선수가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떠나고 싶다 해도 팀을 마음대로 떠날 수 없다.


"한 명은 떠나고, 두 명은 못 뛰고" '빅리그 유럽파 삼대장' 사실상 …
로이터연합뉴스
꾸준한 경기 출전은 경기력과 직결된다. 공격진에서 차이를 만들어야 하는 이강인, 수비 뒷문을 든든히 지켜야 하는 김민재는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7일 미국, 10일 멕시코와의 2연전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소속팀에서 충분히 뛰지 못한 두 선수가 이번 2연전에서 절정의 기량을 펼칠지 미지수다. 여기에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황인범(페예노르트)은 종아리 부상으로 소집해제돼 서민우(강원)로 교체됐다. 베테랑 손흥민은 유럽 빅리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무대를 누비고 있다. 소속팀에서 입지가 좁아진 '황소' 황희찬(울버햄튼)은 9월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최근 들어 출전시간을 늘리고 있다. 게다가 30일 에버턴과의 EPL 3라운드(2대3 패)에서 시즌 마수걸이골을 쐈다.

한국 대표팀은 아무래도 주요 유럽파의 기량에 영향을 받는다. 경쟁력이 있는 빅리그에서 얼마나 많은 선수가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일지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성공 여부를 가를 중요 요소다. 당장 빅리그에 진출할 선수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올 시즌 초 김민재 이강인의 행보는 한국 축구 입장에선 걱정스럽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