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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홍명보호가 '탈아시아' 첫 평가전에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홍 감독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걸었다. 개최국인 미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5위로, 23위인 대한민국보다 8계단 위에 있다. 미국을 상대로 승리로 장식하며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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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주포지션은 홍명보호에서 왼쪽 윙어였다. 월드컵 본선에선 결국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하다. 손흥민만한 결정력을 갖춘 자원은 없다. '손톱' 시대가 다시 열렸다.
'역시' 손흥민이었다. 그는 전반 18분 이재성(마인츠)이 수비 뒷공간을 허무는 스루패스를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받았다. 각도가 좁은 상황이었지만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손흥민이 A매치에 골맛을 본 것은 2024년 11월 팔레스타인(1대1 무)전 이후 10개월만이다. A매치 52번째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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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경미한 발목 부상으로 선발에서 제외된 가운데 이동경이 기회를 잡았다. 그는 전반 43분 추가골을 작렬시켰다. 손흥민이 연출했다. 김진규(전북)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이재성과의 원투 패스로 기회를 창출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이동경이 그림같은 '뒷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은 스트라이커뿐만 아니라 왼쪽 날개도 맡을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지금 대표팀의 전술에서 손흥민의 수비 부담을 좀 덜어주면서 그가 가진 장점을 살릴 수 있었던 게 첫 번째 득점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재성이 후반 3분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결국 그는 배준호(스토크시티)와 교체됐다. 손흥민도 후반 18분 그라운드를 나왔다. 오현규(헹크)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이 더 뛸 수 있었는데 다른 선수의 부상으로 전체적인 균형 차원에서 교체할 수밖에 없었던 점은 조금 아쉽다"고 했다.
홍 감독은 후반 중반이후 미국에 경기 주도권을 내준 것에 대해선 "그 상황이 잘못됐다고 말하기는 조금 어렵다. 상대가 0-2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공격 일변도로 나왔다. 우리도 수비를 조직적으로 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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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첫 경기였지만 나름대로 그동안 준비를 잘한 모습이 경기장에서 나왔다. 앞으로도 팀에 좋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유럽파가 가세한 후 첫 스리백도 무대에 올랐다. 김민재의 복귀가 천군만마였다. 그는 지난해 11월 이후 A대표팀에서 자취를 감췄다. 아킬레스건 염증은 물론 인후통, 허리 통증 등 부상과 혹사 논란으로 3월에 이어 6월 A매치 소집도 불발됐다.
10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다시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는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배후를 침투하는 미국의 공세를 잠재웠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조현우의 신들린 선방으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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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아직 스리백으로 플랜A를 바꾼다고 말하기는 조금 이르다"며 "하지만 대표팀 선수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미국은 우리가 월드컵 본선을 확정하고 상대한 아주 강한 팀인데 승리해서 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매치에서 처음으로 적으로 맞닥뜨린 손흥민과 미국을 이끄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사제대결'도 관심이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오늘을 연 사령탑이다. 그는 2015년 8월,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뛰던 손흥민을 영입했다. 손흥민은 포체티노 감독의 첼시 사령탑 시절 대척점에서 재회한 바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북중미월드컵까지 미국 축구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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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체티노 감독은 이어 "손흥민과 인사했다. 영어 실력이 놀라울 정도였다. 스페인어도 배운다더라. 손흥민은 내 아들 같은 선수"라며 "우린 오늘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인 손흥민 같은 선수들을 상대했지만 고전하지 않았다. 단 세 번 유효슈팅을 허용했을 뿐이다. 실점 상황은 선수 간 의사소통이 조금 부족했기 때문이다.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또 "선수들에게 '결과는 곧 나올 거야, 틀림없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건 월드컵 개막전에서 모든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팀은 발전해가고 있다. 월드컵이 시작되면 승리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홍명보호는 미국전 후 곧바로 테네시주 내슈빌로 이동하는 전세기에 몸을 실었다. 대한민국은 10일 오전 10시 지오디스파크에서 멕시코와 미국 원정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