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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소위 강호들의 맞대결은 시종 스릴러 영화와 같은 긴장감을 뿜어내곤 하는데, 맨유와 첼시의 시즌 첫 경기는 스릴러 장르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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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4분, 맨유 주장 페르난데스가 패트릭 도르구의 헤더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넣으면서 마레스카 감독의 플랜은 꼬이고 말았다. 페르난데스가 볼을 받는 위치가 오프사이드인지 여부를 따지기 위해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이 가동됐지만, 그대로 온 사이드로 득점이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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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에 승리의 빛줄기가 서서히 비추던 전반 추가시간 5분, 추가골 주인공인 카세미로가 최악의 상황 판단으로 퇴장을 당했다. 앞서 경고 한 장을 받았던 카세미로는 산투스의 돌파를 고의로 저지하다 추가 경고를 받았다. 영국공영방송 'BBC'는 EPL 역사상 전반에 2골 이상, 2퇴장 이상, 2교체 이상이 동시에 발생한 건 이날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따지고 보면 2골은 나올 수 있지만, 2퇴장과 3교체는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카세미로는 맨유 역사상 처음으로 EPL 경기에서 전반에 득점과 퇴장을 동시에 기록했다. 리그 전체에선 2012년 11월 토트넘 소속이던 에마뉘엘 아데바요르가 아스널전에서 득점 후 퇴장을 당한 이래로 13년만이다.
루벤 아모림 맨유 감독은 하프타임에 공격수 세슈코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마누엘 우가르테를 투입했다. 2골차 리드를 지키겠다는 계획이었다. 공격 자원이 부족한 첼시는 후반 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쉽사리 맨유 골문을 공략하지 못했다. 첼시는 이날 총 5개의 슛, 1개의 유효슛에 그쳤다. 기대득점은 0.39였다. 맨유 출신으로 지난 여름 첼시로 이적한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는 교체명단에 포함됐지만 끝내 경기에 투입되지 않았다. 논란 끝에 이적한 가르나초는 경기 전 워밍업 상황에서 일부 맨유팬의 야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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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아모림 감독은 직전 맨체스터 더비에서 0대3 참패를 당해 큰 비판에 직면한 상태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기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5경기에서 2승1무2패 승점 7점째를 기록하며 경기 직후 순위가 9위로 점프했다. 첼시는 승점 8로 6위에 머물렀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내 (3-4-3)전술은 교황도 못 바꾼다"라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아모림 감독은 경기 후 "여러분들이 좋아할 만한 조크였다. 오늘 승리는 굉장히 중요했다. 우리가 또 승리하면 그때 농담 하나를 더 던지겠다"라고 유쾌하게 말했다. 이번 막장드라마는 맨유의 해피엔딩이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