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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불가피한 이별이다.
신태용 감독이 울산 HD 사령탑에 선임된 지 65일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K리그의 한 관계자는 9일 "강등 위기의 울산이 신 감독 체제로는 반전이 어렵다고 판단해 결별을 통보했다. 신 감독도 구단의 결정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역 은퇴 후 2009년 성남에서 감독 대행직을 수행하며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첫 시즌 K리그와 FA컵(코리아컵 전신)에서 각각 준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 정식 감독을 맡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2011년 FA컵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도자로 능력을 인정받은 신 감독은 올해 초까지 줄곧 대표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2016년)과 한국에서 개최됐던 U-20 월드컵(2017년), 러시아월드컵(2018년) 사령탑을 지냈다. 2019년 12월에는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에 올라 올해 1월까지 지휘했다.
기대는 컸다. 울산에서의 첫 일성도 화려했다. "포메이션이 없다시피 한 축구를 하겠다. 한 골 먹으면 두 골 넣는 축구를 하겠다. 트렌드에 맞는 축구를 하고 싶다." 신 감독은 8월 9일 제주 SK와의 홈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울산 사령탑 데뷔전을 미소로 장식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것이 K리그1에서 거둔 유일한 승리였다. 울산은 7경기 연속 무승의 늪(3무4패)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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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지난해 K리그 3연패를 달성하며 '왕조의 문'을 열었다. 그러나 환희는 한 시즌도 가지 못했다. 10위는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러야 하는 위치다. 울산은 강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10위 탈출이 급선무지만 현재로선 감독 교체 외에 탈출구는 없었다.
신 감독의 리더십은 세월 앞에서 무너졌다. 대표팀과 클럽팀은 호흡이 다르다. 선수들과 교감하는 방법도 달라야 한다. 그러나 수 년전의 시간에 갇힌 듯 '올드'한 소통으로 선수들과 불협화음이 컸다. 이런 말, 저런 말, '뒷말'도 무성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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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과 한마디 상의도 없었던 '월권'이었다. 선수들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마지막 남은 한 가닥의 끈도 끊어졌다. 울산은 한 시즌 두 명의 감독을 교체하는 것에 부담이 컸다. 그러나 끊이지 않는 잡음에 생존을 위해 칼을 빼들 수밖에 없었다.
신 감독은 명가재건에 자신감을 나타내면서도 "내 능력이 안 된다면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집안 단속'에 실패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울산은 일단 감독대행 체제로 급한 불을 끌 예정이다. 올해까지 한시적인 후임 지도자 체제를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