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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지금은 앞을 보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체급차는 컸다. 브라질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다. 한국(23위)보다 크게 앞서있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1승7패로 절대 열세였다.
역시나 브라질은 브라질이었다. 브라질은 전반 13분 이스테방 윌리앙(첼시)의 득점을 시작으로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의 추가골로 전반을 2-0 리드했다. 후반엔 2분부터 불과 2분 동안 이스테방과 호드리구가 연달아 득점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브라질은 32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의 쐐기골을 묶어 매서운 발끝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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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날 브라질을 상대로 '플랜B' 스리백을 시험했다. 홍 감독은 "상대의 공격수들이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기보다 내려와서 미드필더 역할을 하면서 본인들이 볼을 받아 빠르게 공격 전환 했다. 우리 수비수들이 맨투맨을 하지 못하고 계속 밀려오는 상황이 있었다. 볼을 잡았을 때 뒤에서 한 명이 나가서 볼을 갖고 있는 선수를 밀착하고, 나머지는 커버링을 하는 상황을 만들자고 전반 끝나고 지시했다. 중간에 포백으로 바꿀 생각도 했지만, 이 경기는 선수 구성도 그렇고, 경기 자체적으로 파이브백으로 경기를 마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선수는 브라질이란 '강팀' 앞에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 감독은 "브라질 선수들이 개인 기량이 좋고 패스나 개인 테크닉이 좋다. 어느 시점에 우리 선수들이 압박이 나가는 거에 주저함이 보였다. 결과적으론 좋았던 장면에선 압박보단 뒤로 무르기 시작했고, 상대에게 공간을 많이 내줬다. 전반전 끝나고 우리 선수들에게 괜찮다고 말해줬다. 우리가 하고자하는 것에 대해서 실점은 했지만 적극적으로 하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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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의 말처럼 한국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향해 계속 나아가야 한다. 지난달 미국 원정에서 미국(2대0 승)-멕시코(2대2 무)를 상대로 처음으로 '탈(脫) 아시아 국가'와 경기했다. 이번엔 '역대급 스파링 파트너' 브라질과 대결했다. 결과는 아프지만, 여기서 주저해선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프랑스에 0대5 패배를 경험했다.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은 한국은 안방에서 4강 신화를 이룩했다.
한국은 브라질 패배 속에서도 분명 얻은 것이 있다.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여기에 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 감독은 귀중한 오답노트를 전해주기도 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 뒤 "한국이 처음에 스리백을 활용했다. 중간(중앙)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했는데, 거기서 실수가 있었다. 윌리앙이 (측면으로)벌려서 패스를 받으며 (한국의)수비 라인 간격이 벌어졌다. 그래서 좀 더 한국에 어려운 경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