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전 같은 경기, 계속 해야 한다" 홍명보호는 준비 됐는데, 상대가 안보인다…북중미 2포트 운명 결정할 11월 A매치 딜레마

기사입력 2025-10-15 00:01


"브라질전 같은 경기, 계속 해야 한다" 홍명보호는 준비 됐는데, 상대가…
10일 오후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브라질의 A매치 평가전이 열렸다.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 상암=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0.10/

"브라질전 같은 경기, 계속 해야 한다" 홍명보호는 준비 됐는데, 상대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브라질의 A매치 평가전, 브라질의 에스테반이 전반 선취골을 터뜨렸다. 아쉬워하는 태극 전사들의 모습.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0/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오대영' 패배에도 홍명보호는 주눅들지 않았다. 오히려 "브라질전 같은 경기를 계속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가 있다.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둔 히딩크호가 프랑스, 체코에 각각 0대5 참패를 당하며 '오대영' 꼬리표를 달았음에도 절치부심해 결국 4강 신화를 이뤄내며 얻은 소중한 교훈이다. 강팀과의 승부는 비록 패할지언정 우리의 약점을 찾고, 다가올 본선에서 더 강한 팀이 되는 과정이다. 브라질전 패배에도 홍명보호가 '강팀과의 승부'에 주저하지 않는 이유다.

10월 A매치 2연전을 마친 홍명보호의 2025년 달력. 남은 일정은 11월 14일과 18일 각각 치르게 될 두 경기 뿐이다. 한 팀은 결정됐다. 남미의 복병 볼리비아다. 9월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7위(한국 23위)인 볼리비아는 2026 북중미월드컵 남미예선 7위를 기록하며 내년 3월 펼쳐질 대륙간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확보한 상태. 한국은 볼리비아와 11월 14일 맞붙는다. 2019년 3월 친선경기(한국 1대0 승) 이후 6년 6개월여 만의 리턴매치. 역대전적에서 한국은 볼리비아에 2승1무로 무패다.

나머지 한 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유력한 초청 상대로 꼽혔던 다른 남미 팀들의 섭외가 쉽지 않다. 아르헨티나는 11월 17일(한국시각) 인도 고치에서 호주와 친선경기 일정이 잡히면서 사실상 한국행이 쉽지 않아졌다. 콜롬비아도 미국에서 뉴질랜드, 나이지리아와 2연전을 치르는 11월 일정을 확정했다. 에콰도르(캐나다, 뉴질랜드), 우루과이(멕시코, 미국) 등 나머지 본선 진출국들도 11월 일정이 채워져 있다.

때문에 유럽, 아프리카팀을 상대하기 위한 원정 가능성도 제기됐다. 북중미월드컵 유럽예선이 한창인 유럽팀들이나 오는 12월 네이션스컵 일정을 앞둔 아프리카팀들을 만나기 위해선 원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국내에서 볼리비아전을 치르고 원정길에 오르는 피로도,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막상 원정에 나선다고 해도 본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대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본선 진출국 중 11월 일정이 비어 있는 팀'이라는 복잡한 방정식이다.


"브라질전 같은 경기, 계속 해야 한다" 홍명보호는 준비 됐는데, 상대가…
FILE PHOTO: Soccer Football - 2018 World Cup Qualifiers - South Africa v Cape Verde - Moses Mabhida Stadium, Durban, South Africa - September 5, 2017. Cape Verde celebrate scoring. REUTERS/Rogan Ward/File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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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중인 예선 일정, 장거리 원정 등 장벽이 만만치 않은 유럽팀과의 승부는 사실상 쉽지 않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눈에 띄는 팀은 가나와 카보베르데다. 두 팀은 최근 진행된 북중미월드컵 아프리카지역 예선 최종전에서 조 1위로 본선 직행이 확정됐다.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11월 A매치 일정이 비어 있고, 12월 네이션스컵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한국 원정에 나서도 크게 무리가 없는 상황인 셈이다. 가나 매체 가나사커넷닷컴은 지난달 '가나 대표팀이 11월 14일 일본, 18일 한국과 각각 원정 경기를 치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가나는 75위, 카보베르데는 70위다. 한국이 16강에 올랐던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가나를 만나 2대3으로 패했던 전력을 고려해보면 단순 랭킹 만으로 이들의 실력을 재단할 순 없다. 조 1위로 본선 직행한 이들과의 승부는 경쟁력 강화를 원하는 홍명보호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익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가나와 카보베르데가 예선을 막 마친 시점에서 한국 원정에 최상의 전력을 꾸릴지가 첫 번째 문제다. 다가올 북중미월드컵 본선 조추첨 시드배정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시드배정은 11월 A매치를 끝으로 결정될 FIFA랭킹에 따라 이뤄진다. 보다 수월한 본선 상대를 만나기 위해 2포트 마지노선으로 꼽히는 25위권 이내를 유지해야 할 홍명보호가 자칫 11월 A매치에서 하위랭커에 패할 경우 포인트 하락이 불가피하고, 2포트 수성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결코 허투루 보낼 수 없는 소중한 시간, 최적의 상대와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고민의 시간이기도 하다. 결론에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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