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암=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기성용은 나름 정리됐다고 했지만 서울에 오자 다시 복잡해보였다.
경기 후 만난 기성용은 "2연패하면서 팀 안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다같이 뭉쳤다. 특별한 경기였다. 더 높은 목표를 위해 중요한 경기였는데 승점 3점에 기여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팀적으로 좋았다"며 소감을 전했다.
기성용은 기성용 더비를 어떻게 준비했을까. "다들 아시다시피 서울은 특별한 팀이다.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꿈을 키웠다. 대표팀에서도, 서울에서도 홈라커룸을 아용했는데 원정라커룸을 들어가서 묘했다. 베테랑으로서 냉정해지고, 개인적인 이익과 감정보다는 팀에 보탬이 되자고 준비했다. 경기 전부터 관심과 여러 기대가 있었지만 냉정해지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
|
기성용은 임대로 포항에 합류했지만 시즌이 끝나면 서울과의 계약도 마무리된다. 은퇴 여부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일단은 마지막 5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1경기씩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하고 싶다. 아직까지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지만 현재를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적하는 여러 상황 속에 힘든 시간이 많았다. 박태하 감독님이 큰 힘이 되어주셨다. 동료들도 저에게 다가와주고, 포항에 대한 문화를 알려주면서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줬다. 마지막 5경기를 후회없이 치르고 싶다. 팀이 내년 시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도전할 수 있는 위치에서 마무리하고 싶다"며 아직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기성용 더비라 그런지 기성용을 두고 포항과 서울팬들의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적하는데 있어서 힘들었다. 어떤 팬분들은 사랑해주시기도 하지만 비난하시는 팬들도 있을 것이다. 그 마음을 이해한다. 포항에서 다시 축구를 할 수 있게 돼 감사드린다. 저를 반겨주시고, 경기장 안팎에서 팬들이 환영해주신다. 서울에 있을 때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다. 선수로서 축복이다. 상처받고 비난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제가 받았던 사랑이 감사하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렇게 됐기 때문에 그 상황을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인사하러 갔을 때 박수를 쳐주셔서 감사했다"며 자신을 향한 비난도 이해한다고 이야기했다.
|
이어 기성용은 "어느 팀이 좋고 나쁘고의 차이는 아니다. 비교라기보다는 도시 특성, 생활 라이프, 선수 특징, 팀의 예산이 사실 다르다. 숙소 같은 경우에도 제가 많이 이용하고 있다. 훈련 나갈 때도 일찍 나가서 방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훈련 끝나고도 경기 보고 분석도 한다. 경기 외적으로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약속이 없을 수밖에 없다. 서울에 있는 선수들은 이름값이 포항보다는 좋다. 예산도 그렇다. 거기서 축구에 대한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다. 스완지 시티나 선더랜드 같은 도시다. 어쩔 수 없이 그 팀들마다 다른 문화"라며 서울과 포항을 비교하는 건 아니라 딱 잘라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