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ACLE 겨울 홈경기'에 고민빠진 서울월드컵경기장…걸개 내건 FC서울팬 외침에 응답할까

기사입력 2025-11-05 11:30


낯선 'ACLE 겨울 홈경기'에 고민빠진 서울월드컵경기장…걸개 내건 FC…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 4차전 FC 서울과 청두 룽청의 경기가 열렸다. FC 서울을 응원하는 축구팬들. 상암=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1.04/

낯선 'ACLE 겨울 홈경기'에 고민빠진 서울월드컵경기장…걸개 내건 FC…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 4차전 FC 서울과 청두 룽청의 경기. 청두 수비를 제치며 돌파를 시도하는 FC 서울 린가드. 상암=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1.04/

[상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곳(서울월드컵경기장)에 없는 내 모습 상상한 적 없어', 'FC서울의 홈구장은 서울월드컵경기장입니다'.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청두 룽청(중국)의 2025~2026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4차전을 앞두고 서울 홈 서포터석엔 걸개가 걸렸다. FC서울의 홈구장이 서울월드컵경기장임을 강조하는 팬들의 메시지는 누구를, 어디를 향하고 있는걸까?

사연은 이렇다. 2024년 K리그1 4위 성적으로 5시즌만에 아시아 무대로 복귀한 서울은 국내 K리그1과 코리아컵 일정이 모두 끝난 이후인 12월10일 멜버른 시티(호주)와 ACLE 리그 스테이지 6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다음시즌 K리그1 개막을 앞둔 내년 2월17일엔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 8라운드 홈경기가 예정됐다. 지난 5년간 겪지 않았던 '겨울철 홈 경기'에 서울월드컵경기장 관리 주체인 서울시설공단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핵심은 잔디다. 서울시설공단은 2025년 한해에만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품질개선을 위해 40억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2024년 예산 대비 3.6배 증액된 수준이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올해 K리그,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국가대표팀의 A매치 경기와 해외 구단 초청 경기 등을 차질없이 운영했다고 자부한다. 2025년 K리그1 그린 스타디움상을 수상하고, 대한축구협회 감사패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시즌을 위해 홈구장 잔디가 소위 '겨울잠'을 자야 하는 시기에 경기를 치르면 훼손된 잔디가 다음 시즌 개막까지 원상복구되지 않을 거라고 우려하고 있다. 서울과 멜버른의 경기는 12월6일에 열리는 전북 현대와 광주FC의 코리아컵 결승전 나흘 뒤에 진행된다. 서울시설공단은 '동절기 잔디 훼손 및 복구시간 부족으로 올해 서울의 두번째 홈 경기와 같이 잔디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않아 잔디가 패고 선수들이 넘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라는 입장.


낯선 'ACLE 겨울 홈경기'에 고민빠진 서울월드컵경기장…걸개 내건 FC…
9월 K리그 그린스타디움상을 수상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한파 발생시 그라운드 동결로 인한 선수 부상과 관람객 안전사고 위험 증가, 화장실 등 부대시설의 동파로 인한 불편도 우려했다. 이러한 이유로 남은 ACLE 홈 경기 대관에 난색을 보인 것. 서울시설공단은 이러한 우려 사항을 홈팀 서울에 설명했다. 이에 서울 구단은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에 양해를 구하고 적극적인 협력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서울 구단은 '겨울철엔 전국 어느 경기장에서나 비슷한 제약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타 경기장 대관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서울월드컵경기장 사용이 불가피하다. 대관이 허가된다면 서울시와 협의 하에 안전한 경기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서울시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서울시는 'FC서울이 5년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만큼 이번 경기가 선수단과 팬들에게 의미있는 경기란 점에 공감하여 적극적으로 대관을 검토하겠다. (다만)금년 최상의 상태를 보여준 잔디 복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지만, 동절기에 연속된 경기와 짧은 복구 일정으로 인해 그라운드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 있는 점에 대해선 팬들의 너른 양해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은 청두전에서 아쉬운 무득점으로 0대0 무승부를 거뒀다. 최근 ACLE 2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한 서울은 4경기에서 1승2무1패 승점 4의 성적으로 리그 스테이지 동부 권역 7위에 자리했다. 동부 권역 상위 8개팀에 주어지는 16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선 멜버른, 히로시마와의 홈 2경기 승리가 절실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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