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라, 쥐XX야" 최악의 배신자 낙인 찍힌 아놀드의 최악의 안필드 원정…야유 속 교체투입→팀 0-1 패

기사입력 2025-11-05 14:15


"꺼져라, 쥐XX야" 최악의 배신자 낙인 찍힌 아놀드의 최악의 안필드 원…
'돌아온 배신자'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그를 지켜보는 리버풀 팬들. AP연합뉴스

"꺼져라, 쥐XX야" 최악의 배신자 낙인 찍힌 아놀드의 최악의 안필드 원…
출처=스포츠바이블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리버풀 출신 레알 마드리드 풀백'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27)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최악의 밤'이 아니었을까.

리버풀 태생으로 리버풀 유스를 거쳐 리버풀 1군에서 활약한 아놀드가 다른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리버풀 홈구장인 안필드를 찾았다. 레알 선수단 일원으로 영국 리버풀 원정길에 오른 아놀드는 5일(한국시각) 2025~202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4차전에 교체명단에 포함돼 후반 36분 미드필더 아르다 귈러와 교체투입해 추가시간 포함 15분 동안 짧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아놀드는 경기장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리버풀 홈팬의 집단 야유를 받았다. 아놀드가 점퍼를 벗고 교체투입을 할 때 야유의 데시벨이 더 높아졌다. 한때 '우리 복덩이' '차세대 레전드'였던 아놀드에 대한 리버풀팬의 감정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리버풀의 염원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과 UCL 트로피를 선물한 아놀드는 리버풀의 숱한 재계약 제안을 거절한 후 지난 여름 이적료 한푼 남기지 않는 자유계약으로 레알로 이적했다. 팬들은 "구단 역사상 최악의 배신자"로 명명하고, 일부팬은 유니폼 화형식까지 거행했다. 스티븐 제라드의 뒤를 이어 리버풀의 상징이 될 거란 기대감은 와르르 무너졌다. 리버풀과 레알의 경기를 앞둔 리버풀 시내에선 아놀드의 벽화가 훼손되고, "꺼져라, 쥐XX"라는 식의 낙서가 쓰여졌다. '쥐'는 배신자를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진다.


"꺼져라, 쥐XX야" 최악의 배신자 낙인 찍힌 아놀드의 최악의 안필드 원…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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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의 후계자로 여겨진 리버풀 풀백 코너 브래들리는 아놀드 앞에서 경력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치며 리버풀팬의 아놀드를 향한 분노와 경멸에 더욱 불을 지폈다. 브래들리는 세계 최고의 측면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여겨지는 레알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경기 내내 꽁꽁 묶었다.

영국공영방송 'BBC'는 '팬들은 브래들리의 모든 태클에 환호했고, 모든 패스에 찬사를 보냈으며, 그의 이름은 열정적으로 연호됐다. 이는 단순히 선수 개인의 노력에 대한 것이 아니라 아놀드에게 새로운 선수가 왔음을, 그가 이제 과거의 인물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기 위한 것이었다. 반면 아놀드의 크로스가 라인 밖으로 나가자 조롱조의 야유가 쏟아졌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은 "브래들리는 정말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비니시우스와 그렇게 여러 번 일대일로 맞붙는 건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훌륭했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비니시우스는 5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지구상 최고의 골잡이 중 한 명인 킬리안 음바페도 리버풀 캡틴 버질 반 다이크 앞에서 침묵했다.


"꺼져라, 쥐XX야" 최악의 배신자 낙인 찍힌 아놀드의 최악의 안필드 원…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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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라, 쥐XX야" 최악의 배신자 낙인 찍힌 아놀드의 최악의 안필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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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은 아놀드가 주연이 된 이날 경기에서 후반 16분 알렉시스 맥앨리스터의 헤더 결승골로 1대0 승리하며 홈팬들에게 더할나위 없는 기쁨을 선물했다. 리버풀은 UCL 4경기에서 3승1패 승점 9를 기록하며 16강 직행권인 6위로 점프했다. 5위 레알(승점 9)과 승점 동률에 득실차에서 밀렸다. 컵대회 포함 이전 7경기에서 6패를 당하며 고비를 맞았던 팀은 10일 맨시티와의 리그 원정경기를 앞두고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레알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은 "축구계에선 그런 일이 일어난다. 팬들의 야유는 아놀드에 대해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팀에 우위를 갖고 아놀드를 조금이라도 떨어지게 만들려는 의도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아놀드가 클럽을 위해 해준 일에 감사하고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팀 동료를 위로했다. 패배 후 고개를 떨군 아놀드의 얼굴엔 그늘이 졌다. 한때 '우리팬'이었던 사람들의 집단 야유, 새 팀에서 교체로 나와야 하는 상황, 까마득한 후배의 활약, 거기에 팀의 패배까지, 만감이 교차한 밤이었을 것 같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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