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넘은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풀럼과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에서 1대2로 패했다. 전반 6분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어이없는 실수로 골까지 헌납했다. 토트넘은 EPL 홈에서 4패째를 당했다. 승리는 단 1경기에 불과하다. 8월 16일 이번 시즌 개막전인 번리전 3대0 승리가 처음이자 마지막 미소였다. 홈 전적은 1승2무4패다. 이날 패배는 2025년 EPL에서 10번째 홈 패전이었다. 토트넘이 역사상 한 해에 홈 리그 경기에서 10패 이상 기록한 적이 없다.
토트넘 선수들은 경기 종료 후에도 또 다시 홈 팬들의 야유에 시달렸다. 승점 18점(5승3무5패)의 토트넘은 10위로 떨어졌다. 15위 풀럼(승점 17·5승2무6패)과의 승점 차는 단 1점이다.
설상가상으로 경기 후 프랭크 감독의 인터뷰가 도마위에 올랐다. 그는 "6분 만에 두 골을 실점한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첫 번째는 굴절된 슛이고, 두 번째는 비카리오의 실수다. 누구나 겪는 일"이라며 "계속해서 야유를 보낸 팬들의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런 반응은 용납할 수 없다. 진정한 토트넘 팬이 아닐 거다. 경기 후 야유하는 건 당연하고, 문제없다. 하지만 경기 중에는 함께해야 한다. 역전승을 거두려면 함께해야 한다.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울분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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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실수한 비카리오는 '야유'에 대해 "축구의 일부"라며 "나는 리더그룹인데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우리는 관중석 상황에 휘둘릴 수 없다. 팬들은 자기 생각대로 할 권리가 있다. 우리가 더 침착하게, 우리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 결과를 뒤집을 만큼 침착함이 부족했다. 오늘은 참담한 패배다.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감독과 엇박자를 보였다.
이날 뿐만 아니다. 최근 영국 텔레그래프는 독점으로 '토트넘의 일부 선수들이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전술 운용에 이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토트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토트넘 선수들은 프랭크 감독의 잦은 변화가 팀의 일관성 부족과 공격력 저하에 기여 했다고 여기고 있다. 상대보다 토트넘에 더 집중해 달라는 바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의견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올 여름 토트넘은 큰 폭의 변화를 택했다.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위에 머문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대신 브렌트포드에서 좋은 지도력을 보인 프랭크 감독을 선임했다. 여기에 지난 10년간 토트넘의 에이스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손흥민이 팀을 떠났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로 이적했다.
격변기 속 토트넘은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2일 첼시와의 경기에서는 미키 판 더 펜과 제드 스펜스가 프랭크 감독과의 악수를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프랭크 감독이 이를 문제삼지 않았고, 선수들이 사과하며 일단락됐지만, 지난 시즌까지 손흥민을 중심으로 일사분란했던 팀 분위기가 흔들리는 것을 보여준 단적인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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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이후 토트넘은 부진에 빠졌고, 여기에 일부 선수들이 전술까지 불만을 표출하고 나서며 토트넘은 더욱 수렁에 빠지는 분위기다. 일단 토트넘 수뇌부는 프랭크 감독에 대한 신뢰를 보이고 있지만, 영국 언론은 지금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프랭크 감독이 경질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전이 될 수도 있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미 프랭크 감독 후임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브미스포츠는 프랭크 감독 후임 후보들을 공개했는데, 토트넘의 전성기를 열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대표팀 감독이 가장 높은 확률을 기록했고, 그 아래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 안도니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 마르코 실바 풀럼 감독 등이 자리했다. 재밌는 것은 올 시즌을 앞두고 경질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후보에 있다는 점이다. 이 밖에 에릭 텐 하흐 전 레버쿠젠 감독, 브렌단 로저스 전 셀틱 감독도 거론됐다. 토트넘 팬들 입장에서는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리스트다.